코로나19 확진자 속출…대형점포 줄줄이 ‘휴업’
마트·면세점 ‘울상’, 이커머스·편의점은 ‘활짝’
외출·외식·쇼핑 위축…“손해액 兆 단위 될지도”

코로나19 40번째 확진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성수점에서 지난 20일 오후 방역봉사단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40번째 확진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성수점에서 지난 20일 오후 방역봉사단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임시 휴점을 결정했습니다”

지난 20일 이마트 서울 성수점과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직후 임시 휴점에 돌입했다. 같은 이유로 영업을 중단했던 국내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은 10여 곳. 매장 규모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평균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곳인 만큼 휴업에 따른 손실액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해는 플러스알파로 더해져 오프라인 유통업계 사상 최악의 1분기 실적도 점쳐진다.

21일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56명으로 전일 대비 52명의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최근 이틀간 급격히 증가한 확진자로 문을 닫은 점포는 이마트 성수점과 현대백화점 대구점, 대구 동아백화점, 일산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홈플러스 광주계림점, 롯데백화점 전주점 등이 있다.

특히 대형 유통점포들은 확진자 이동경로에 자주 등장한다. 앞서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아울렛 송도점, 이마트 마포공덕점, 신라면세점(서울·제주) 등이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들 점포는 현재 영업을 재개했지만 방역하는 동안 수백억의 매출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잇따른 확진자들의 대형점포 방문 소식에 다중이용시설을 꺼리는 불안 심리로 소비자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중국 관광객과 따이공(보따리상·代工)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던 면세점 업계의 타격은 심각하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급속도로 줄어드는 매출에 대비해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는 손해를 상쇄할 수 없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현재 유통업체가 영업 중단으로 입은 손해 액수는 수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조 단위 피해도 관측된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반면 이커머스와 편의점의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필요한 물품을 온라인몰과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통해 구매하게 되면서다. 

이미 지난해 실적 발표를 통해 편의점과 대형점포 간 표정은 엇갈렸다. 편의점이 대형마트의 매출을 훌쩍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편의점 업계 1위 GS25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65억 원으로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연결기준 1507억 원·별도 기준 2511억 원)보다 높았다.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시장 성장, 생활 밀접형 마케팅을 전개한 점이 편의점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편의점업계는 최근 밸런타인데이와 영화 ‘기생충’ 흥행으로 인한 식품 매출까지 상승하며 이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마스크와 손세정제, 가글 등 위생용품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실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27일 CU 마스크 매출은 전월 동기간 대비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 편의점은 최근 안주 신메뉴 출시와 더불어 배달서비스까지 시작해, 당분간 ‘멀리 못 가는’ 소비자들의 주요 소비 공간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커머스 업계도 코로나19 특수를 누려 높은 1분기 실적이 기대된다. 현재 주문 폭주로 배송에 차질이 생겨 비상 체제에 돌입했을 정도다. 직접 살펴보고 구매했던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이들이 늘어 특히 새벽배송에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쿠팡은 대구·경북지역에 신규 환자가 속출했던 지난 19일 이후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 늘었다고 전했다. 비대면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결국 제품 조기 품절과 배송 인력 부족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쿠팡은 주문량이 급증한 품목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배송에 나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경북지역에 배송을 안 해주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전례 없는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어 배송 인력을 긴급히 늘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주문 처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득을 보는 채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결국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자금 지원 방안을 고려하듯 유통기업들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조 단위 손해까지 전망돼 일각에서는 유통기업 존폐위기 설까지 나돌 정도”라며 “온라인 서비스 강화, 비효율 점포 정리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 측에서 출점제한·의무휴업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함께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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