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3사 코로나19 ‘위기’가 ‘기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두드러진 온라인쇼핑 성장의 파이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두드러진 온라인쇼핑 성장의 파이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두드러진 온라인쇼핑 성장 파이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해 이커머스로 진화한 위메프·쿠팡·티몬이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자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그룹도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나선 것. 이들 이커머스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집중되는 쇼핑 흐름을 외형성장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 전략을 아까지 않겠다는 포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대폭 상승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5%(2조3545억 원) 늘었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조1436억 원으로 31.1% 증가했다. 외출과 외식을 피하는 현상으로 음식서비스(82.2%), 음·식료품(71.0%), 생활용품(52.8%)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소비자들의 구매가 온라인으로 집중된 만큼 득을 본 업체는 단연 이커머스 업계다.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 운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위메프, 티몬, 쿠팡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들이닥친 유통업계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티몬은 지난달 1억6000만 원 실적을 달성하며 소셜커머스 태동 10년 만에 업계 최초 ‘흑자전환’ 쾌거를 이뤘다. 특히 압도적인 할인이 적용된 특가 딜 중복구매가 수익선 개선의 핵심이 됐다. 대표적으로 ‘티몬블랙딜’은 평균 3일에 한 번씩 구매를 할 정도로 중복 구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의 파트너 지표도 대폭 강화됐다. 올 1~2월 티몬에서 딜을 진행한 상위 100여 개 파트너 평균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가량 올랐고, 상위 매출 1만 개 파트너로 확대하더라도 평균 23% 매출이 올랐다. 이에 티몬에 참여하는 파트너 수도 46%나 늘어난 상황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타임커머스를 본격화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3월에 업계 최초로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됐다”며 “이번 흑자전환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분기 또는 연간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구조를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쿠팡은 코로나19 확산 후 소비자 관심이 급증한 업체 중 하나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이커머스 3사를 대상으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쿠팡이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올해 1월 1일부터 2월 17일까지 48일간 SNS 정보량은 2만9465건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된 시점인 2월 18일부터 3월 31일까지 43일간 정보량은 5만608건으로 71.75%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위메프(27.59%)와 티몬(28.04%) 정보량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는 ‘새벽배송’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쿠팡은 다른 2개사와 달리 연관 키워드로 ‘택배’와 ‘배달’이 상위에 배치된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을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쏟아지는 주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주문량이 급증한 품목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배송 인력인 쿠팡 플렉스 인원도 3배가량 충원했다. 

위메프는 업계 1위인 쿠팡과 규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다품목 상품으로 소수 소비자를 공략하는 롱테일(Long Tail)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규 파트너사를 대거 유치하며 취급 상품 수는 8.5배 늘어나며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 상태다. 인력도 대거 늘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거래액 상승과 위메프 질적 성장 시너지가 더해지며 신규 파트너사 3월 매출은 지난해 11월보다 8배 이상 늘었다. 

파트너사 유치와 인력 채용으로 지난해 7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위메프는 이를 ‘건실한 외형 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37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자본 총계가 플러스로 전환,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며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구축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태생인 당사는 그동안 기존 오픈마켓보다 상품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추후에도 플랫폼 업그레이드 등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기존 상품시장과 롱테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이커머스 3사의 약진에 유통공룡들도 온라인 사업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도 온라인 신선식품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적자 오프라인 점포 30%를 폐점하겠다는 초강수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롯데쇼핑은 당사 역량을 집중한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ON’ 출범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은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명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며, 총 2000만 개에 달하는 상품을 갖출 예정”이라며 “전국 1만 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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