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늘자 모바일앱·드라이브스루 ‘껑충’
화장품 살 때도 ‘테스터’ 대신 ‘상세페이지’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8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8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는 점원과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당초 언택트는 QR코드나 키오스크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로봇이 서빙을 하는 등 ‘기술 발전’에 의해 번져왔다. 여기에 구매 선택에 타인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 소비심리가 함께 더해져 금융 상품이나 맞춤형 제품 등에 우선 도입돼왔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언택트는 이제까지와는 결이 다르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아 ‘위생’, ‘비첩촉’ 등을 키워드로 빠르게 우리 일상에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쇼핑을 비롯한 행사, 기업 회의, 학교 수업까지 사람과 사람이 닿지 않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동원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업계는 의외로 커피 프랜차이즈다. 커피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외출과 외식 기피로 카페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일찍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택트 주문 시스템을 마련해온 커피 전문점들은 불황을 피해가는 모습이다.

5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당사 대표 앱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는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800만 건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누적 주문 건수 1억 건을 돌파한 사이렌 오더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전체 주문 건수 중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며 제품을 테이크아웃 하는 드라이브스루 매장 방문 건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2% 증가했다.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인 ‘마이 DT패스(My DT Pass)’ 주문 건수도 올해 들어 두 달간 지난해 동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차량 이동 중에도 매장 체류 없이 상품을 수령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코로나19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이용 고객의 폭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탐앤탐스도 자사 공식 앱인 ‘마이탐’과 국내 배달앱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적극 운영하기로 했다. 배달 서비스는 일부 직영 매장과 가맹 매장에서 이용 가능하며, 마이탐 앱이나 배달앱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가장 가까운 딜리버리 매장을 확인 후 주문할 수 있다.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은 기다림 없이 메뉴를 픽업할 수 있는 사전 주문 서비스인 ‘스마트오더’ 주문이 가능하다. 마이탐 앱의 스마트오더를 통해 가까운 탐앤탐스 매장 선택 후 주문 및 결제하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대기 및 메뉴 제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달콤커피가 운영하는 업계 최초의 로봇카페 ‘비트(b;eat)’의 앱 멤버십 가입자 수도 누적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0% 증가한 수치로, 지난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확산된 이래 1만 명이 넘는 신규 가입자가 유입됐다.

달콤커피가 지난 2월 전국 비트 매장(60개)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 로드 상권(쇼핑몰·대형마트·영화관 등) 주문량은 전월 대비 감소세에 들어선 반면, 기업 매장 내 주문량은 평균 15% 이상 증가했다.

달콤커피 관계자는 “기업 매장은 안정적인 고정 소비층을 보유한데다, 불필요한 외출이나 외부 미팅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직장인 ‘코피스족’들의 커피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앱과 키오스크로 결제로만 운영되는 100% 비대면 로봇카페라는 점도 수요 증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뷰티 매장에서 직접 화장품을 피부에 테스트 해보고 구입하는 풍경도 사라지고 있다. SSG닷컴은 1월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화장품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SSG닷컴
뷰티 매장에서 직접 화장품을 피부에 테스트 해보고 구입하는 풍경도 사라지고 있다. SSG닷컴은 1월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화장품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SSG닷컴

뷰티 매장에서 직접 화장품을 피부에 테스트 해보고 구입하는 풍경도 사라지고 있다. 대신 온라인몰 상세페이지를 적극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늘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다양한 후기와 상품별 속성을 참고해 물건 구입한 결과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화장품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구매가 확대되며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까지 온라인 구매 영역이 다양해졌다. 구체적으로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바디워시가 143.7%, 스킨케어 중 선크림, 클렌징 상품이 80%대 신장률을 보여 구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명품 화장품 매출 증가세도 뚜렷한데 특히 ‘파운데이션’이 87%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SSG닷컴은 ‘먼데이 문’ 뷰티 전문관을 오픈하며 리뷰 코너에 키워드 검색을 도입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먼데이 문은 ‘촉촉한 파운데이션’, ‘밀착력 좋은 파운데이션’처럼 상품 속성 검색을 통해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본인 피부 정보를 등록하면 ‘마이파우치’ 코너에서 화장품의 구체적인 호수까지 알려주는 맞춤형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SSG닷컴 관계자는 “매장에서 직원과 대화하며 상품을 추천받는 것 같은 쇼핑 경험을 유지하고자 했다”며 “구매는 더 편리하게 만들어 고객 편의성을 최대한 강조했으며 여기에 언택트 문화까지 결합돼 매출이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