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랜드마크’ 조형물 설치에 16억 투입
비슷한 규모인 안동시는 4억으로 완공
주민 “청도군과 관련 없고 뭔지 알 수도 없는 형상”
박성곤 군의원 “조례에서 정한 심의 절차 위반” 주장

청도군이 매전면 원정 교차로 인근에 ‘청도 랜드마크’를 만든다며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조형물. 사진 / 김진성 기자
청도군이 매전면 원정 교차로 인근에 ‘청도 랜드마크’를 만든다며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조형물. 사진 / 김진성 기자

[대구경북본부 / 김진성 기자] 경북 청도군(군수 김하수)이 지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군 조례를 위반하면서 예산까지 낭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군은 매전면 원정 교차로 인근에 ‘청도 랜드마크’를 만든다며 16억의 예산을 투입해 조형물 설치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조형물은 청도교에 너비 30m, 높이 17m의 아치형의 형태로 이달 중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 중이다.

이 조형물에 집행된 예산의 세부 항목으로 설계비 1억 5000만 원, 조형물 기초 4억 5000만 원, 제작 및 설치 비용 10억 원 등이다.

안동시가 4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조형물. 사진 / 독자제공
안동시가 4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조형물. 사진 / 독자제공

안동시(시장 권기창)도 이와 비슷한 시설물을 2020년 10월 안동시민운동장 입구 영호대교 남단 삼거리에 하회탈을 형상화한 아치형 조형물을 설치했다.

안동시가 3억 9800만 원의 예산으로 4차선 도로 위에 설치된 해당 조형물은 ‘웅비하는 안동 세계를 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너비 27m(청도 30m), 높이 12m(청도 17m)의 구조물이다.

안동시는 디자인비, 설계비, 기초공사비, 조형물 제작․설치비, 현황 측량비, 전기공사(경관조명) 기타 부대공사비 등 시설 일체 완료까지의 모든 비용 포함해 발주했다.

19일 조달청(나라장터) 및 청도군과 안동시 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하면 청도군의 조형물은 안동시에 비교해 설치 비용이 4배이다.

청도 주민 A 씨 “저게 뭔지도 모르겠고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16억이나 들었다니 한심한 생각밖에 안 든다”며 “자기들 돈이 아니라고 막 써버리는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다른 주민 B 씨는 “안동시에서 설치한 조형물과 사용된 재료와 예술적 가치 등을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청도군과 관련 없고 뭔지 알 수도 없는 형상에 16억의 예산이 투입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청도군이 4억 5000만원을 투입한 조형물 기초 일부. 사진 / 김진성 기자  
청도군이 4억 5000만원을 투입한 조형물 기초 일부. 사진 / 김진성 기자  

청도군 관계자는 “조형물의 모양은 청도천과 용각산에 대한 이미지를 형상화했고 색채는 새마을 운동의 기상과 청도 반시를 상징하고 있다”며 “(흉물스러운) 와이어 없이 구조물 자체에 강관들이 많이 들어간 상태고 녹슬지 않게 스텐강이 붙어있는 상태라서 제가 봤을 때는 그 정도 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청도군 의회 박성곤 의원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도교에 설치된 조형물은 군 조례에서 정한 심의 절차를 위반을 지적하고 타 지자체 여러 조형물과 비교하면 “비용에 적정성, 디자인에 대한 상징성, 주민에 의한 만족도 등 어느 것 하나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며 명확한 설명을 요구해 향후 청도군의 자세한 해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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