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불공정·경영 비효율 등 경영 전반 질타
보문단지 방치시설, POST-APEC 앞 비상
영업이익 급감에 1000억 유보금 활용 촉구
의회 “공익성·효율성 조화” 경영혁신 요구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상북도 관광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이하 문화관광공사)가 의회로부터 경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수익성 악화부터 조직 운영의 공정성 문제까지 다방면에 걸친 구조적 한계가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문화환경위원회가 문화관광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조직 운영, 관광정책 추진 실효성, 민간투자 관리, 재정운영 투명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감사 과정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적을 받은 부분은 급격한 수익성 악화였다. 박규탁 위원(비례)은 “2020년 이후 계속해서 영업이익률이 급감하고 있다”며 “2025년 기준 유보자금이 1000억원 정도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마련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윤철남 위원(영양)도 “최근 3년간 공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 운영의 공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규탁 위원은 이사회 구성의 불공정성과 자문위원회의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결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민 부위원장은 “공사 인사운영의 공정성 확보와 조직 안정화를 위한 인사 시스템의 명확한 기준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방치 문제는 POST-APEC을 앞둔 시점에서 더욱 심각한 현안으로 부각됐다. 정경민 부위원장은 “보문관광단지 내 민간업체에 매각된 상가가 여전히 방치되어 있다”며 “쇼핑센터 유치 등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POST-APEC을 대비해 보문관광단지 내 미관을 저해하는 방치된 시설물을 정비하고, 공중화장실, 주차장 확충 등 이용객 편의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부실도 지적됐다. 김대진 위원(안동)은 “ESG 경영평가가 계속해서 해마다 등급이 낮다”며 “공기업으로서 윤리경영, 지역상생·협력 등 경영관리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위원(구미)은 직원들의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징계 현황을 지적하며 “복무 관리를 통한 내부 기강 확립이 필요하고 공기업으로서의 윤리의식 제고와 내부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관광객 유치 전략의 한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대진 위원은 “경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아시아권에 편중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마케팅 재편이 필요하다”며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대구 등 경북 인접 지역 관광객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차별화된 콘텐츠와 미래지향적 관광지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규식 위원(포항)은 “동해중부선 개통에 따른 관광객 증대 효과가 주로 부산, 울산, 강릉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며 “포항·영덕·울진 등 환동해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철도 연계 관광콘텐츠를 개발할 것”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지원사업의 취지 왜곡 문제도 지적됐다. 연규식 위원은 “경북관광스타트업 지원사업이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기업이 선정되는 것은 사업의 목적에 부적합하다”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규 창업기업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의 취지에 맞는 선정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해외 견학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윤철남 위원은 “임직원 국외 선진지 견학이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경북의 실정에 맞는 중소도시 견학을 통한 우수사례 발굴”을 당부했다.
민간투자 관리의 공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춘우 위원(영천)은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복합시설지구로 용도변경되면서 민간기업의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개발이익이 특정 업체에 과도하게 돌아가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여 비율이 개발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만큼, 공익 환원 방안을 검토해 공사가 민간과 공공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력 운영의 체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용현 위원은 “문화관광해설사 처우 개선과 청년층 참여 확대를 요구한다”며 “APEC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인력 확보와 체계적인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시설 운영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이동업 위원장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경북관광협회 부지를 관광객 유입을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골프장의 경우 야간 조명 보강, 식당 서비스 개선 등 이용환경 전반의 정비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규탁 위원은 임기 중 10대 공약으로 제시된 골프장 매각과 관련해 “내부검토를 통한 명확한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감사를 마무리하며 “문화관광공사가 공익성과 효율성을 조화시켜 경북 관광산업이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업무 추진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