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CJ제일제당‧쿠팡 거래 재개, “소비자 편의 강화 위해”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CJ제일제당이 범삼성가 반쿠팡 연대, 알리 익스프레스 입점 등 쿠팡과 거리를 뒀고 쿠팡에서는 소구력이 높은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견해차 때문에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CJ제일제당 햇반을 구매하려 해도 수일을 기다려 받았지만 이젠 로켓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14일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직거래 재개를 알렸다. 햇반, 비비고, 스팸 등을 로켓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1년 8개월 만이다.
양사는 소비자 편의 강화와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협의를 지속해왔다며 이번 직거래 재개를 통해 소비자들은 보다 빨리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해 받아볼 수 있다.
모든 제품 판매 재개가 된 것은 아니다. 우선 냉장, 냉동, 신선식품 판매가 재개되고 다음달 말까지 상온 제품이 판매된다. 다만 CJ제일제당 추석 선물세트는 오는 23일부터 쿠팡에서 판매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 강화를 위해 쿠팡과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오랫동안 고대해왔고 전국적인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CJ제일제당 상품 셀력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은 지난 2022년 11월로 거슬러 간다. 양사는 마진율 협상 중 이견을 보이며 상품 발주가 중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이와 관련 즉석밥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 요구를 하면서 발주 약속 물량보다 부족하게 공급했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요구한 마진율에 불만이 있었고 쿠팡은 CJ제일제당의 공급물량의 불만이 있었다. 이와 관련 쿠팡은 소비자 이익을 위해 대기업과 가격 협상을 하고 대기업 장악 유통 시장에 보다 많은 중소기업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났지만 가격조정 인상 폭은 최소화했고 판매량이 늘어 발주량만큼 생산량이 미치지 못해 대부분 채널에 공급이 다소 부족하고 쿠팡은 타 채널에 비해 공급량 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식품과 유통기업간 다툼으로 소비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작년 3월 CJ제일제당은 88개 제품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 제공을 시작으로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컬리 단독상품 판매), 11번가 슈팅배송 입점했다. 작년 6월엔 이마트·SSG닷컴·G마켓 신세계그룹 유통 3사와 손을 잡으면서 범삼성가가 연합한 반 쿠팡 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팡은 즉석밥 할인 행사, PB브랜드 육성 등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왔으나 생활용품 구매 중 비비고 브랜드 등 CJ제일제당 제품 선택권이 제한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 속 하림 더 미식 밥은 쿠팡에서 매출이 1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작년 9월 CJ제일제당은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 전격 합류했다. CJ제일제당 합류 당시 알리익스프레스는 쿠팡 대항마로 지목되곤 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과 식품 공룡이 싸움을 하는 동안 영리한 소비자들은 각종 할인 프로모션으로 이득을 보기는 했는데 이 또한 부지런한 소비자들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소비자 쇼핑 편의성이 하락한 것은 맞다”라며 “쿠팡 입장에서는 일상용품을 사면서 햇반이나 비비고 등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니 소비자 경험면에서 많은 부분 불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다시 손을 잡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일제당 2분기 국내 식품사업 중 가공식품 매출은 작년 2분기와 비교해 3%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햇반 18%, 만두 12% 매출 성장을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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