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형’ 지향…28일 본격 론칭
맞춤형 DNA도입…고객 구매 패턴 분석

롯데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ON’이 28일 출범한다. ⓒ롯데쇼핑
롯데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ON’이 28일 출범한다. ⓒ롯데쇼핑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 차체가 어려울 수 있다.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 성공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기존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는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020 상반기 LOTTE 사장단 회의’에서 임직원들을 향해 이 같이 당부한 바 있다. 현재 경제 상황은 기존 기업들이 극복해왔던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어, 이에 대비해 미래 성장성을 면밀 분석하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 달라는 주문이다. 

이는 4월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등장할 ‘롯데ON’을 염두 한 말로 풀이된다. 14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에 따르면 롯데ON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그룹사 7개 온라인쇼핑몰을 로그인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28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롯데ON은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시장 성장 기세를 위협할 대항마로 거론된다.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여타 이커머스나 오픈마켓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롯데쇼핑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5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룹의 온라인 유통 사업을 일원화해 롯데 최대 강점인 소비자 접점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할 것”이라며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다음 달 선보이게 될 롯데ON이 혁신적으로 고객 쇼핑 만족도를 높이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ON은 400여 개 ‘상품 속성 정보’를 분석해 고객 취향을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상품이 가지는 정보 중 가격 외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의미한다. 고객이 특정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꼭 확인하는 정보에 다양한 개인적인 취향 분석이 가능하도록 정보 스펙트럼을 확대한 개념이다.

한 고객이 원피스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기본적인 정보 중 하나인 네크라인은 ‘헨리넥, 터틀, 오프숄더’ 정도의 분석을 한다. 롯데ON은 기본 정보 외에 추가적으로 ‘반집업, 차이나, 후드넥, U넥’ 등으로 더욱 상세한 상품 분석이 이뤄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색상을 예로 들었을 때 핑크 색도 여러 가지가 있고, 동그라미나 체크, 주름 등도 단순한 패턴의 한 종류가 아니라 세분화될 수 있다”며 “하나의 카테고리를 더 깊고 다양하게 분류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도 더욱 고도화된다. 3900만 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상품·행동 정보를 통합·분석하고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그룹 AI 챗봇인 ‘샬롯’도 만나볼 수 있다. AI 기술 기업 스켈터랩스의 ‘AIQ.TALK 챗봇’을 핵심 엔진으로 채택하며 자연어이해 성능이 강화됐다. 

배송 서비스도 빠르고 편리해진다. 바로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바로픽업 등 다양한 배송서비스를 마련했다. 바로배송은 배송 시간을 앞당기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냉장고’가 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점포 기반 물류 시스템인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구축했다. 취급 품목도 유통 계열사 상품을 포함한 총 2000만 개 상품을 갖춰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20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롯데쇼핑은 전국 오프라인 매장 중 30%에 달하는 200여 곳을 폐점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모바일 쇼핑 강세와 사드 리스크·코로나19 등 외부요인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된데 따른 조치다. 롯데쇼핑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하락한 4279억 원에 머물렀다.  

이에 롯데ON을 신성장동력 발판으로 삼아 온-오프라인 간 경쟁 심화를 완화하고, 영업 손실 규모 축소 등 재무 건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 회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고히 해 판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의 가장 큰 핵심 경쟁력은 개인 맞춤형 솔루션에 있다”며 “‘고객 1명을 위한 소비자 중심 쇼핑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롯데쇼핑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자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ON은 고객 취향과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물건을 추천해주는 쇼핑 전문가로서 온라인 ‘퍼스널 쇼퍼(개인 쇼핑 전문가)’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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