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7개 계열사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3900만 빅데이터 역량 발휘…고객 혜택 강화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 개인 맞춤형 쇼핑 환경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 달성 목표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롯데쇼핑이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ON(롯데온)’을 론칭하고 e커머스 시장 정복에 나선다. 당사가 보유한 3900만 명 빅데이터와 1만5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내세워,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영 악화로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쇼핑이 이번 롯데온 론칭을 통해 'e커머스 시장 제패'와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27일 오전 롯데월드타워 31층 SKY31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8일 롯데온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7개 온라인 쇼핑몰(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을 로그인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롯데온이 보유하고 있는 최대 강점은 기존 롯데멤버스를 통해 쌓아둔 3900만 명 빅데이터다. 이는 국내 인구 수 75%에 달한다. 이를 통해 고객 행동과 상품 속성을 약 400여 가지로 세분화했다. 구매패턴이 비슷한 고객 데이터를 참고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예측해 제안하는 등 개인의 취향에 특화된 온라인 쇼핑공간을 선보인다.
롯데온을 스마트폰 내에서 실행하면 고객 개인마다 각자 다른 화면이 뜬다. 각자 관심사에 따라 추천 상품이 달라 메인 화면이 달라진다. 고객이 관심 있는 상품만 보여주는 ‘내관심’ 탭에는 평소 선호하던 특정 브랜드를 선호매장으로 ‘찜’ 해두면 해당 브랜드에서 고객이 아직 구입하지 않은 상품과 행사장들을 추천해준다.
고객이 지정한 단골 매장을 통해 해당 점포에서 개인별로 차별화된 할인혜택 및 이벤트 정보를 전달하는 ‘매장ON’도 마련됐다. 공통으로 볼 수 있는 매장인 ‘오늘ON’은 시간 내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특가 영역과, 각 온라인 탭 내 대표 기능들만을 모아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 같은 개인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3900만 회원의 구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다음 구매리스트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까지는 특정 고객이 롭스에서 립스틱을 구매해도 롯데닷컴에서는 계속 립스틱을 추천해왔다. 현재는 A고객이 롯데백화점에서 수영복을 구입하고 롯데마트에서는 선크림을 구매했다면, 롯데온에서는 물놀이 용품이나 여행 캐리어 등을 추천해 주는 식으로 고도화됐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 대표는 “롯데온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무경계 쇼핑을 지향한다”며 “롯데온이 고객에 대해 더 많이 알기 때문에 검색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는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온은 판매자와 함께 성장하는 데이터 기반 쇼핑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과 긴밀한 연계를 통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한다. 각 매장 매니저들은 자체적으로 현장에 걸맞는 온라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자주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할인쿠폰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찍어 온라인상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혜택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해진 것이다.
7개 계열사가 통합된 만큼, 배송 서비스 역시 다양해졌다. 롯데슈퍼와 롯데마트 풀필먼트 등 롯데그룹의 배송 역량을 활용해 ▲주문 후 1시간에서 2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출근 전 신선식품을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특별하게 전하는 ‘선물배송’ ▲집 근처 세븐일레븐이나 백화점에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픽’으로 확대됐다.
롯데온 앱에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L.pay)’가 탑재됐다. 때문에 별도로 엘페이 앱이나 엘포인트(L.POINT) 앱을 깔지 않아도 롯데온 앱만 있으면 전국 롯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뿐만 아니라 최대 50만개(엘포인트 가맹점 기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엘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온은 계열사는 물론 다양한 셀러들이 자유롭게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e마켓플레이스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고객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판매자와 상품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지표인 ‘온픽(ON Pick) 지수’를 활용, 우수 판매자의 좋은 상품을 최상단에 노출한다. 롯데그룹의 창업 전문 투자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해 스타트업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모두를 위한 서비스는 더 이상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쇼핑 서비스인 ‘퍼스널 코디’를 통해 상품 추천이 정확해지기 때문에 쇼핑을 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유통사업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신세계그룹 등이 통합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평도 나오지만 자체적으로 보유한 빅데이터와 경험, 노하우를 모아 e커머스 시장을 정복한다는 포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롯데그룹은 96년부터 롯데닷컴을 운영하며 20년 넘게 온라인 시장에서의 저력을 갖고 있다”며 “데이터와 디지털 역량은 타사보다 앞서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늦었다는 표현이 나오지 않도록 각 계열사 온라인 경험을 모아 시너지를 일으켜, 빠른 시일 내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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