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쏟아부은 축제, 관람객 고작 1만 6000 여 명
“배보다 배꼽이 크다” 지역민 분노, 축제 재검토 요구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2025 영덕황금은어축제가 연예인 공연에 치중한 운영으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축제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다시 온 황금은어, 다시 ON 영덕’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3억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참여자는 1만 6천명에 그쳤다. 이는 봉화 은어축제의 22만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산불 이후 첫 대규모 행사로 기획됐지만, 정작 산불 이재민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한 이재민은 “우리를 핑계로 축제를 연다고 하는 것이 웃기는 일”이라며 “폭염에 컨테이너 같은 주택에 살면서 무슨 축제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황금은어 반두잡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관광객 참여로 실망을 안겼다. 어린이 맨손잡이, 가족 물놀이장, 거리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관광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영덕군이 연간 은어 관련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양식장 운영과 축제 등을 포함해 총 6억원에 달한다. 군민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음식 판매장과 푸드트럭,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부스, 지역특산물 부스 등은 축제 진행요원들의 휴식처로 전락했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영덕소방서와 경찰서가 심폐소생술 체험과 치안 지원을 운영했지만 축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가족 물놀이장에 안전요원을 상시 배치해 단 한 건의 안전 사고 없이 축제를 마무리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축제는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여야 한다”며 향후 축제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축제의 성공이 단순히 방문객 수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예인 공연에 치중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 개발과 주민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축제 관련 사후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축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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