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이장님 요청으로 긴급 공고” ... 의성군청 배제 후 사업 추진
멀쩡한 교량 재설치 ... 투기꾼들 시세 차익 수십억 달할 듯
인근 공인중개사 “윗선 개입된 의성판 화천대유”

20대 김 모씨가 단기간에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사진/대법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20대 김 모씨가 단기간에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사진/대법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북도가 추진한  ‘낙정리 하천 제방 보수 및 정비사업’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해당 지자체인 의성군과 사전협의 없이 교량공사가 완료됐고 이로 인해 20대 김 모씨가 단기간에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16일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11월 21일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14번지, 15번지, 16번지, 21번지, 21-1번지, 21-2번지, 21-3번지, 22번지, 23번지, 24번지 등 진입로가 끝나는 지점과 접한 토지를 매입했다. 인근 토지를 매입한 김씨는 경북도가 수 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를 시작하자 매입한 단밀면 낙정리 21번지, 24번지 (약 1300평)을 한 농업법인에 8억원을 받고 되팔았다. 나머지 토지는 2021년 1월 매도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경북도가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806-158번지 일원에 교량과 진입로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지난 2020년 6월 긴급공고를 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지자체 관내 공사에 시·군 등과 사업추진 협의 후 공사를 발주하는 것과 상반된다.

경북도가 발주한  '낙정리 하천 제방 보수 및 정비사업’ 공고문. 사진/ 나라장터 캡쳐
경북도가 발주한  '낙정리 하천 제방 보수 및 정비사업’ 공고문. 사진/ 나라장터 캡쳐

경북도는 사업의 핵심인 교량 건설로 기존의 멀쩡한 교량을 철거하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큰 교량으로 교체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20년 4월 8일 실시설계용역 착수 → 6월 5일 실시설계용역 완료 → 6월 16일 공사 입찰공고 → 6월 25일 소하천 점용 협의 → 6월 26일 소하천 점용 동의(의성군 민원과) → 7월 2일 착공 → 2021년 6월 1일 공사 준공 등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경북도가 국가하천·지방하천이 아닌 소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장님 사업요청으로 해당 지자체인 의성군과 사업에 대한 협의도 없이 공사발주부터 해놓고 하천점용 공문만 달랑 한 장 보낸 셈이다.

지역민들은 "민가도 없는 외딴 산골에 수 억원의 혈세를 쓰는 공사를 의성군은 물론 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또 인근 민가는 이곳을 지나지 않고 통행하는 별도의 기존 진입로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긴급공사라는 명분은 억지이다”고 주장했다.

의성군도 "하천점용 허가서 한 장만 팩스로 보내고, 공사를 완료했다"며 "경북도가 의성군, 단밀면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경북도가 기존의 멀쩡한 교량을 철거하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큰 교량으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김영삼 기자
경북도가 기존의 멀쩡한 교량을 철거하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큰 교량으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김영삼 기자

공인중개사 A씨는현장을 확인 후 “대형 차량 진출입은 우사·돈사 등 건축물 허가 시 반드시 필요 사항으로 이를 위해 사전 작업 된 땅투기의 전형적인 형태로 의성판 ‘화천대유’이다”며 “아마도 윗선에서 축사 허가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사업 추진 방법이 통상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북부건설사업소는 "의성군과 구두협의 및 소하천 점용허가를 완료했다"며 "낙정리 이장님의 사업요청으로 소하천임에도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도에서 직접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종태 경북도 하천과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통상 시군의 요청으로 따른 사업은 도비와 시군비를 매칭해 추진한다”고 밝히고 “도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판단해 시행할 때는 하천의 관리 주체가 경북도지사이고 하천 점용 허가등 은 시군에 위임 사항으로 시군의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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