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기반 K푸드, 국내외 전략에 직접 영향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적 흥행을 거두며 국내 식품·유통업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단순한 캐릭터 마케팅을 넘어 작품 속 장면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면서, 편의점과 베이커리, 식품 기업까지 협업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케데헌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영화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갈아치우며 2억 회가 넘는 누적 시청을 기록했다. K팝 중심 스토리 속에 김밥·라면·과자·국밥 등 한국 음식이 사실적으로 등장하자, 전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따라 먹기’ 열풍이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방한 관광객은 17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으며, 같은 기간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는 해외 결제 건수가 185% 증가하고 이중 김밥 매출이 231% 늘어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의 K푸드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다.
CU는 케데헌 방영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천공항, 명동, 호텔 인근 등 30개 점포에서 김밥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불고기·참치마요 등 스테디셀러 김밥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치즈 불닭·전주 비빔 불고기·화끈 불제육 같은 매운맛 김밥도 TOP10에 올랐다. 영화 속 주인공이 한 줄 김밥을 통째로 베어 먹는 장면이 밈으로 확산되자 CU는 이를 그대로 구현한 ‘케이-통 소불고기 김밥’을 출시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점포에는 주인공 캐릭터 등신대를 설치해 K푸드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농심은 넷플릭스와 협업해 케데헌 디자인 포장 라면과 스낵 등 스페셜 제품을 한정 출시했다. 영화 주인공인 헌트릭스 멤버 ‘루미’(RUMI), ‘미라’(MIRA), ‘조이’(ZOEY) 캐릭터가 K푸드를 먹는 장면 중 라면이 농심 신라면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농심은 신라면 컵 디자인에 이를 적용해 출시했다. 이외에도 케데헌 팬들에게 농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도록 대형마트를 비롯한 전국 유통 매장에서 신라면·새우깡 등 케데헌 캐릭터 디자인 콜라보 제품을 대상으로 판촉 모음전 행사를 진행 중이다. 농심이 케데헌에 반응하자 지난 12일 농심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13일엔 장중에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GS25는 넷플릭스와 공식 협업을 맺고 작품 속 분식 메뉴를 현실 상품으로 구현했다. 전주 비빔·참치마요 반반김밥, 제육 주먹밥, 모둠 분식세트 등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각 상품에는 총 42종으로 구성된 케데헌 캐릭터 스티커를 동봉해 글로벌 팬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GS리테일은 케데헌를 활용한 협업은 외국인 고객들이 한국 편의점 음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도 넷플릭스와의 공식 협업을 통해 베이커리 라인업을 확장했다. 소다팝 케이크, 곶감파운드, 약과티그레, 쑥떡쿠키 등 전통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내놓았고, 전국 매장을 케데헌 캐릭터로 래핑해 시각적 체험을 강화했다. 일부 매장에는 포토존과 캐릭터 굿즈를 비치해 소비자들이 구매와 함께 세계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SPC그룹은 이번 협업을 통해 K콘텐츠와 K푸드의 결합을 해외 시장까지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데헌이 다시 촉발한 K푸드 열풍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식품·유통업계가 콘텐츠와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K콘텐츠와 K푸드의 결합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 식문화를 체험하는 중요한 접점으로 자리잡고 있어, 앞으로도 업계 전반에서 이 같은 협업과 실험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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