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네트워크·투자로 K브랜드 판로 강화, 글로벌 성장축 본격화

작년 11월 현대백화점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진행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 운영 모습 ⓒ현대백화점
작년 11월 현대백화점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진행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 운영 모습 ⓒ현대백화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19일 일본 도쿄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 점 4층에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을 오픈한다고 19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이 팝업스토어를 통해 K브랜드를 소개한 적은 있지만 정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처음이다.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 오픈을 계기로 ‘더현대 글로벌’ 해외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 도쿄 오모테산도 쇼핑거리(도쿄 패션 중심지)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하고 향후 5년간 일본에서 총 리테일숍 5곳을 오픈한다.

이번 리테일숍 개장은 현대백화점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사업모델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작년 5월부터 K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수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해온 ‘더현대 글로벌’은 일본에서만 43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바 있다. 정규 매장은 팝업 형태보다 입지와 운영 측면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안정적인 유통망과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확장과 함께 온라인 채널 전략도 병행한다. 지난 5월 일본 온라인 패션몰 ‘누구(NUGU)’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메디쿼터스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메디쿼터스는 현지 리테일 네트워크와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매장 운영과 디지털 마케팅을 지원하며, 일본 내 젊은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해 더현대 글로벌의 현지 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메디쿼터스와 협업해 문을 여는 일본 1호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매장은 1~2개월 단위로 입점 브랜드가 교체되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운영된다. 첫 주자는 K팝 아이돌 착용으로 주목받은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 ‘트리밍버드’로, 오는 10월 16일까지 빈티지풍 와이드 팬츠 등 일본 젊은세대 취향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도쿄 오모테산도에 약 660㎡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약 10개 K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모테산도는 글로벌 명품과 J패션이 몰려 있는 핵심 상권으로, 더현대 글로벌만의 큐레이션 전략을 통해 현지 젊은세대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도쿄를 시작으로 일본 주요 상권 도시로 매장을 확대하고, 연내에는 온라인몰 누구(NUGU) 내에 ‘더현대 글로벌관’을 개설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복합 채널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이 일본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현지에서 확인된 K브랜드 경쟁력이 있다. 작년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서는 23개 브랜드 중 12개가 매출 1억 원을 돌파했고, 상위 5개 브랜드는 평균 3억1300만 원을 기록해 일본 백화점 중위권 정규 매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성공을 발판 삼아 대만과 홍콩으로도 더현대 글로벌을 확장한다. 대만에서는 현지 리테일사와 협력해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중화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국내 내수 경기 둔화 속에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 패션사업부 내에 전담 조직인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하며 체계적인 확장 전략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 오픈은 다양한 K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정받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한국 백화점이 주도적으로 K브랜드의 글로벌 유통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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