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패션 상품 수거해 포인트 보상…ESG소비 흐름 대응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중고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백화점업계도 자원순환형 리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바이백(Buy Back)’과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통해 중고 패션제품을 수거하고 자사 포인트로 보상하는 신규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다. 소비자가 직접 중고 거래하지 않아도 되고, 리워드 포인트를 다시 소비로 연결시키는 구조로 운영되며, ESG 가치 소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 같은 리커머스 모델은 단순한 중고거래를 넘어 가치소비와 편의성을 결합한 새로운 소비 방식이다. 패션산업은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자원순환 기반의 지속가능한 소비 시스템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동시에 리세일 제품 보상에 자사 포인트를 연계해 고객이 브랜드 생태계 안에 머무르게 만드는 구조는 소비자 락인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2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이달부터 ‘바이백’ 서비스를 정식 도입했다고 9일 밝혔다. 소비자가 더현대닷컴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중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신청하면, 제휴업체 마들렌메모리가 수거 및 검수를 맡는다. 검수를 통과한 제품은 중고 시세에 따라 H포인트로 보상된다. 해당 포인트는 현대백화점과 아울렛, 더현대닷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취급 브랜드는 총 130여 개다. 소비자에게 매입한 중고 상품을 다음달부터 마들렌 메모리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리세일 상품으로 재판매한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1000여 명이 참여했고, 이 중 30% 이상이 2회 이상 서비스를 이용했다. H포인트를 활용해 동일 브랜드를 재구매한 비율도 45%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점포 내 오프라인 매입센터 도입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가 구매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은 만큼 바이백 서비스를 단순한 물건 재거래 개념을 넘어 지속가능한 패션 소비문화 확산에 일조하는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일부터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정식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롯데백화점 앱 내 전용 탭을 통해 중고 제품 정보를 입력하고 수거를 신청하면, 택배사를 통해 제품을 회수하고 검수 결과에 따라 최소 5000 원에서 최대 28만 원 상당의 L.POINT를 제공한다.
보상 대상은 지난 2019년 이후 제조된 제품이며, 브랜드와 품목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진다. 참여 브랜드는 총 151개로, ‘준지’, ‘띠어리’, ‘아크테릭스’, ‘타이틀리스트’ 등 고가 제품군과 함께 MZ세대가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도 포함된다.
수거된 제품은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세탁 및 정비 과정을 거쳐 중고 시장에서 재판매된다. 롯데백화점은 ‘세계 환경의 날’ 행사 참여, 업사이클링 굿즈 제작 등 ESG 캠페인과 연계해 이번 서비스를 친환경 소비 실천 모델로 확장해나간다.
박성철 롯데백화점 대외협력부문장은 “‘그린 리워드 서비스’는 단순한 보상 프로그램을 넘어 소비자와 함께 만드는 순환 소비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통업계의 자원 선순환 문화 확산을 이끌며, 지속 가능한 소비 방식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