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직접 조리 증가 등 생활방식 변화에 소분모임 급증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요리를 직접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대용량 식재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식재료를 소분하는 모임이 증가하는 등 소분 소비가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유통업계도 과일, 채소 등을 한 끼 분량으로 소포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작년 하반기 기준 800만3000가구로 전년보다 61만6000가구가 늘었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1인 가구 식생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간편식과 배달 음식, 밀키트 이용률이 줄고 직접 요리해서 먹는 비중이 늘었다. 지난 6월 오픈서베이가 만 25~36세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접 요리해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7.3%였다. 2023년 대비 12.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기간 간편식(하락폭 5.0%포인트), 배달 음식(12.2%포인트), 밀키트(10.0%포인트) 이용률이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직접 요리를 하는 만큼 음식물 쓰레기라는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를 보면 1인 가구의 음식물 쓰레기는 먹고 남긴 음식(43.6%)과 조리 전 손질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42.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한 노력 방법으로 식재료 구입 단계에서 버려질 것을 감안해 구매가 41.4%, 조리과정에서 조금씩만 조리한다 29.2%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소비자들은 식재료 구매를 위해 소분 모임을 만들고 있다. 주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내 동네생활 카테고리나 익명 채팅방을 활용한다. 상반기 당근 신규 생성 소분모임 수는 작년 같은 기간 41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제철과일 소분 판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현장에서 제철과일을 즉시 세척·커팅·포장 제공한다. 여름엔 부피는 크지만 수요는 있는 수박이 제철과일 소분 판매에서 각광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1년부터 과일이나 채소를 요청에 따라 소분 포장하는 프레시 테이블을 운영중이다. 최근 더현대 서울에서 수박 소분 포장에 대기시간이 3시간 가량 발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박 커팅 서비스를 일부 매장에서 제공 중인 롯데백화점도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인 과일 소비 니즈에 맞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수박을 포함한 과일을 세척하고 커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과일을 조각내 소분 판매도 하고 있다.
편의점 채널은 편장족(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을 선보인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작년 10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채소 상품 시리즈를 선보였다. 상품은 양파, 대파, 마늘, 당근 등 한식에 자주 쓰는 식재료로 구성됐다. 1~2인 가구가 요리하기 좋은 한끼 분량으로 개별 포장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 2월 가맹점주 대상으로 진행한 상품 트렌드 전시회에는 올해 주력으로 삼은 신선식품에서 1~2인 가구를 겨냥한 쌈 모둠, 1~2인용 과일 등 야채와 과일 소포장 제품을 다수 공개했다. GS25는 올해 슈퍼마켓 신선식품 운영 노하우를 편의점에 접목해 차별화를 추진하고 1~2인 가구를 위한 장보기 솔루션도 강화했다.
이마트24는 국내 무인 과일 프랜차이즈 오롯(OROT)과 함께 신선한 커팅 및 소용량 과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무인 과일 냉장고 퍼키오를 점포에 도입했다. 주요 제품은 2~400g 내외의 커팅된 수박, 멜론, 파인애플, 사과 등을필두로 제철에 맞는 소포장 과일 및 과일과 어울리는 간편 디저트 등으로 구성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한 번에 다 쓰지 않는 대용량보다,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소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보관·유통기한, 냉장 공간, 조리 간편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작게 나눠, 자주 사는’ 소비 패턴에 대응한 맞춤형 상품 구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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