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 대통령 통합의지 확인” vs 국힘 “자화자찬, 현실외면 정치쇼”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차인 3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며 국민과의 소통 행보에 나섰다. 여야는 극과 극의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 빠른 소통 행보 나선 이 대통령, 취임 30일 맞이 기자회견 열어 눈길

지난 6·3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30일째를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한 달간의 국정 운영 소회와 성과를 비롯해 향후 국정 과제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통상 대통령 취임 100일 즈음에 첫 공식 회견을 열던 관행을 깨고 빠른 소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난의 파도를 함께 건너는 국민의 간절한 열망을 가슴에 새기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달려온 한 달”이라며 “무엇보다, 무너진 민생회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남은 4년 11개월 임기의 최우선 과제에 대해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성장·도약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한 처방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회복 ▲부동산대책 ▲주 4.5일제 노동 ▲지역 균형 발전 ▲남북관계 및 한미 관세 협상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여야 협치·통합 등 국내외 현안과 관련된 분야별 질의에 대해 답하면서 자신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국민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민생 분야이자, ‘포퓰리즘’ 지적이 나오는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 탕감 정책이 담긴 30조 원대 규모의 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국가 재정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면서 “민생회복지원금이 소비 진작 더하기 소득 지원을 통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4.5일제 노동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반드시 해야한다. 노동시간을 줄어야 건강한 삶이 가능하다”며 “길게 보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강제로 법을 통해 일정 시점에 시행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그렇게 하면 갈등 대립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점진적으로 하겠다”고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대통령은 수도권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 원 제한 조치 등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출 제한 조치에 대해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공급 확대, 수요 억제 등 부동산 관련 정책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주택공급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들이 상당한 규모인데 아직 공급이 실제로 되지 않고 있는 만큼, 기존 계획돼 있는 것을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은 “이제 부동산보다는 (투자를)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식 투자’를 권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면서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영역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돼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이 대통령 기자회견에 극찬하고 나선 민주···여론 평가도 순탄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극찬을 쏟아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펼쳐갈 국정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열린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시종일관 국민·언론과의 소통을 통해 통합의 국정을 만들고 민생과 국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열망, 자신감을 확인시켜줬다”며 “국민께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정책 방향을 소통하기 위해 눈을 맞추는 대통령의 모습은 오만과 독선, 불통의 3년이 끝나고 정상적인 정부가 들어섰음을 모든 국민께 확인시켜줬다”고 극찬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 한 달간의 대통령 성과에 대해서도 “국가 정상화의 물꼬를 튼 국민주권정부 취임 한 달은 하루하루 기대하게 만드는 한 달이었고, 기대감을 더욱 크게 만드는 한 달이었다”며 “신속한 민생회복과 국정 정상화, 정상외교 복원, 한반도 평화와 안정 확보에 힘쓴 한 달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앞으로 위대한 국민의 저력을 모두가 잘 사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바꿔내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민주당 또한 국민주권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소통과 협력의 국회를 만드는 한편, 대한민국 정상화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고 있는 배경에는 정권 초기인 ‘허니문 기간’이 유효한 상태인 데다가, 여론의 흐름도 나쁘지 않아서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줄곧 6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2일) 발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9.3%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평가는 34.6%였다. 해당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의 전화 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혹평 쏟아내는 국힘, ‘현실외면 정치쇼·낮 뜨거운 자화자찬’ 직격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현실외면 정치쇼’이자 ‘낮 뜨거운 자화자찬’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좋은 말씀도 있기는 하지만 지난 30일에 대한 자화자찬만 가득했다”면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자화자찬”이라고 평가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지난 30일 국정 운영 행보에 대해 “실망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시도와 변호사·전과자·이해충돌 인사로 점철된 ‘변·전·충 인사 참사’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의 통상 현안에는 손 놓은 채 트럼프 대통령과 단 한 번도 접촉하지 못했고, 여당은 입법 폭주와 특활비 추경 강행으로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임 정부에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가 자신들이 정권을 잡은 이후 ‘증액’을 요구하고 나선 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반년 전에는 전액 삭감해놓고 이제 와서 필요하다며 되살리자는 것은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면서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허니문 효과에 취해 자화자찬으로 그치는 기자회견이 돼선 안 된다”며 “국민과 야당, 언론과 함께 가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은 제대로 된 현실 진단도, 구체적인 해법 제시도 없는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자, 자기 합리화와 궤변이 난무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이 대통령은 이제 그만 현실을 외면한 정치 쇼를 멈추고, 국민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더 겸손한 태도로 책임 있는 국정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박 대변인은 “청년,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옥죄고, 외국인 ‘부동산 쇼핑’ 문을 자유롭게 열어주는 부동산 대출 규제를 ‘맛보기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폭망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재림도 예고했다”며 “더군다나 민생회복 지원금은 경제의 마중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의 빚이 될 것이 뻔한데도, 퍼주기에 대한 집착만 드러내며 청년세대 등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혹평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위선을 끝까지 감시하고 민생을 지키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30일 기자회견은 진실을 덮기 위한 포장일 뿐”이라면서 “민생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안보는 흔들리고, 법치는 무너지고 있는데, 대통령은 자화자찬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민생, 외교, 안보 등 실제 현장에서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회복과 정상화’를 운운한다”며 “경제난, 물가폭등, 주택대출 규제 역차별, 안보 불안에 대한 실질적 해명이나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나 의원은 지난 한 달간의 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오직 국민’을 강조하지만, 지난 한 달간 벌어진 모든 일은 ‘오직 이재명’을 위한 방탄 정국 강화에 불과하다”며 “김민석 인사 강행, 사법 시스템 왜곡, 악법 독주. 그 어느 하나도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건 쇼가 아니라 재판 앞에 당당히 서는 상식과 책임의 정치”라면서 “대통령이 말한 증명의 정치, 신뢰의 정치는 이제 국민 앞에 재판받는 것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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