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 두 번 죽이는 실례 범해선 안돼”
“광복 이후, 대한민국 건국과 6.25 전쟁 맞물려서 판단해야”
“독립운동 당시 공산당 가입 전력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아”
與관계자 전언 “尹이 육사보다 독립기념관이 적합하다고 말해”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디스플레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 충남도청)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디스플레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 충남도청)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군이 육군사관학교 교내와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져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임 김태흠 충남지사가 29일 “독립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좌와 우가 같이 했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홍 장군이 공산당에 가입한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움직임과 관련해 “홍 장군은 만주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를 이끈 주역이자 김좌진 장군하고 청산리대첩을 한 독립영웅이었다”며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6.25 전쟁과 맞물려서 판단해야 한다”며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분단될지, 6.25 전쟁이 일어날지 이런 걸 몰랐던 상황이다. 공산주의의 문제점이 많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대한민국은 건국의 뿌리를 임시정부에 두고 있고, 군 같은 경우는 대한독립군에 두고 있었다”고 부연하면서 “현재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고 공산 국가인 것은 맞지만 광의(廣義) 속에서 봐야 한다. 그리고 통일이 된다든가 해도 육사는 계속 존재할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육사는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고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며 “그렇지만 주적(主敵)은 (상황과 시대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이기에 조금 광의의 해석을 해야 한다”고 지적해 사실상 김 지사는 독립영웅들에 대해 진영 논리에 따른 이념적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치권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육사 충무관 앞에 설치했었는데,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우리 군의 뿌리’라고 말한 바 있기도 하다.

반면 이날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여권 핵심 관계자가 전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홍 장군의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홍 장군은 항일 무장 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로 그 공로를 당연히 인정해야 하지만 흉상 위치는 지금의 육사보다는 독립기념관 같은 곳에서 기리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