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문 전 대통령 두둔하며 대통령실 수사법 비판해 눈길
“대통령실, 본질 피하고 말꼬리 잡는 레토릭으로 대체하려고 해”
“전직 대통령과 싸우는 모습 보여줘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
“文,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에 본인 감정 묻어나올 수밖에 없어”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실이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자 문 전 대통령을 모셨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본인들의 옹졸함을 보여줘서 얻어낼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듯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문 전 대통령을 때린 대통령실을 겨냥해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지느냐. 전임 대통령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서 본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건 무엇인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정부가 어떤 질문이나 혹은 국민적인 요구를 받거나 혹은 비난을 받거나 비판을 받거나 혹은 어떤 문제들을 지적당했을 때 일관되게 쓰는 수사법”이라면서 “그 본질은 피하고 말꼬리를 잡거나 혹은 말을 돌리거나 혹은 일종의 레토릭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의)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만약에 저렇게 말하지 않고 대통령실이 ‘전임 대통령으로서 여러 우려와 고민이 있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주무부처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러면 사실 말한 사람도 그렇고 그 말을 듣는 사람도 그렇고 (서로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뿐만 아니라 홍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 되기도 할 텐데 그런 방법을 쓰지 않고 항상 이런 식이다”며 “‘바이든’ 논란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일관되게 보여주는 자세라 실무적으로는 저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뭔가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으면서 대통령실 실무자들의 화법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이 정치에 관여하는 듯한 글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임 대통령으로서 어떤 현안 문제라든지 혹은 본인의 생각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매우 조심스러우실 수밖에 없겠지만, 요즘 말씀하시는 것들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이 부담이나 고려 혹은 고민 등 이런 것들로부터 훨씬 자유롭게 본인 생각을 얘기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그는 “예컨대 지금 저 홍범도 문제 같은 경우는 홍범도 장군의 저 흉상 문제 같은 경우는 대통령 재임 중에 여러 번 언급도 하셨고 또 그 의미를 누구보다 많이 알고 계셨고 또 실제로 봉환을 주관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감정이 다른 글들보다 훨씬 많이 묻어나올 수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이 재임 시절에 육사 내에 설치했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는 문제와 관련해 “역사에 부끄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글을 올린다”며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듯 훈수를 두자, 대통령실은 그 다음날(4일)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것이 문제라 생각한다”고 맞대응하며 불쾌감을 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