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롯데 동맹 네트워크로 이커머스 생태계 리더십 강화
쿠팡 내재화 전략과 대비되는 네이버식 성장 행보

네이버와 롯데유통군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온오프라인 유통 AX 혁신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좌)와 김상현(우)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네이버
네이버와 롯데유통군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온오프라인 유통 AX 혁신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좌)와 김상현(우)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네이버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컬리에 이어 롯데와도 손잡으며 점유율 확대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통계청이 집계한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242조 원으로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쿠팡 22.7%, 네이버 쇼핑이 20.7%로 추산돼 양사 차이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 KPMG 아시아태평양은 작년 6월 ‘파괴적 커머스, 아시아태평양 유통 흐름을 주도할 뉴 패러다임’ 보고서에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쇼핑이 22%, 쿠팡이 20%라고 밝혔다.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점유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외부기업과 협업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네이버는 롯데 유통군과 지난 5일 온·오프라인 유통 부문 AX(AI Transformation)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네이버의 AI·클라우드 기술을 롯데마트·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접목해 쇼핑·MD·운영·경영지원 등 네 가지 영역의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AI 마케팅 솔루션 ‘NCLUE’와 광고 플랫폼을 롯데의 오프라인 디스플레이 채널에 연계해 고객 분석과 타깃팅 정밀도를 높인다. 또 연말까지 롯데마트·슈퍼에서 네이버페이 머니·포인트 결제 시 포인트 10% 적립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세븐일레븐 상품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 서비스와 연계해 퀵커머스 채널을 강화한다.

네이버와 롯데는 과거에도 소상공인 판로 확대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지난 8월에는 동반성장위원회·롯데웰푸드와 함께 소상공인 음식점을 발굴해 대표 메뉴를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하는 ‘어썸바잇트’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컬리N마트’ 오픈하며 네이버 회원도 컬리 샛별 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컬리N마트’ 오픈하며 네이버 회원도 컬리 샛별 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4일 컬리와도 협력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었다. 컬리가 외부 플랫폼에 공식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자는 네이버 단골 상품과 컬리의 프리미엄·PB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고, 기존 장보기 서비스에서 보기 어려웠던 ‘유혜광 돈까스’, ‘송쭈집’ 등 인기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다. 오후 11시 이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집 앞까지 배송되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2만 원 이상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사는 단독 특가, 기획 프로모션 등 3자 협력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물류 협력도 병행한다. 지난 1일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새벽배송 경쟁력을 보강했다. 이는 네이버와 컬리가 지난 4월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 연장선으로 협약 골자는 신선식품 물류까지 협력 영역이 확장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협업으로 산지직송·신선식품 판매자들은 물동량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검색·추천 기술과 마케팅 역량이 컬리의 장보기 특화 상품과 새벽배송 경쟁력(컬리N마트), 그리고 롯데 유통군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AI 혁신 역량(롯데 유통군과 협력)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쿠팡은 네이버와는 다른 전략을 보이고 있다. 전국에 풀필먼트 센터와 로켓 배송망을 확대해 자체 물류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직접 통제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컬리·롯데 등 파트너십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네이버와 대조적이다. 멤버십 전략에서도 차별화를 보인다. 쿠팡은 배송 혜택과 OTT를 결합한 ‘와우 멤버십’으로 소비자 락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쇼핑 적립과 콘텐츠 구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와 인력에 직접 투자하는 내재화 전략을 택했다면, 네이버는 컬리·롯데 등과의 동맹을 통해 생태계를 다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파트너십을 통한 외연 확장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파트너 관리와 서비스 일관성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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