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5 개막…46시리즈, 액침냉각 등 신기술 공개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개막했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오는 7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다.
참가 기업은 배터리 3사를 포함해 총 688개사다. 미국·일본·칠레·브라질 등 13개국의 정부·연구기관·기업들도 참가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현재 업계에 닥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집중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40㎡ 규모 부스를 마련해 차세대 배터리와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높이고 충전 속도와 안전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배터리 내부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도 소개됐다.
전기차 존에서는 앱테라 모터스 태양광 전기차와 포르쉐 타이칸 터보가 전시됐다. 두 모델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비전기차 존에는 로봇·선박·위성 등 배터리 적용 범위를 넓힌 다양한 솔루션이 공개됐다. 특히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가 주목받았다.
미래기술 존에서는 소듐이온과 바이폴라 배터리를 처음 선보였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바이폴라 배터리는 고출력 특화 기술이 적용됐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친환경 제품도 함께 전시해 지속가능성 강화 의지도 강조했다.
삼성SDI는 ‘인셀리전트 라이프(InCelligent Life)’를 주제로 배터리 기술로 업그레이드되는 미래 일상을 제시했다.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 기술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핵심은 열전파 차단 기술이다. 문제 셀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으로 번지는 걸 막아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작년 말부터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다. 2027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탭리스 설계로 출력이 40% 향상된 50A급 초고출력 배터리도 공개됐다. 컨테이너형 ESS(에너지저장장치) 제품인 SBB 1.5는 안전성과 용량을 개선해 미국·유럽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자율주행 셔틀 로이도 관심을 모았다. 국내 스타트업 A2Z와 협업해 만든 레벨4 셔틀로 배터리 기술 실증 사례로 소개됐다. 배터리 재활용과 탄소발자국 인증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도 함께 강조했다.
SK온은 배터리 안전성 강화와 충전 성능 개선을 앞세웠다. 핵심은 액침냉각 기술이다. 배터리를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빠르게 식히는 방식으로 기존 하부 냉각보다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SK온 관계자는 액침냉각 기술 상용화와 관련된 질문에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보다는 현재는 OEM과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배터리 관리 기술도 진화했다. 배선을 없앤 무선 BMS는 셀마다 부착된 칩이 데이터를 직접 송수신해 팩 구조를 단순화했다. 셀과 모듈을 통합한 셀투팩(CTP) 기술도 강화해 충격과 화재에 강한 구조를 구현했다.
SK온은 파우치형·각형·원통형 3대 폼팩터를 모두 전시하며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처음 공개했다.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실속형 제품으로 다양한 고객 수요를 겨냥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리튬망간리치(LMR) 양극재를 공개하고 LFP 배터리 확산에 맞선 전략을 제시했다. 망간 함량을 높여 원가를 낮추고,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도 강화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회수율이 높아 재활용 비용도 줄일 수 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공개하고, 상반기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전구체 없이 메탈에서 바로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이다. 원가 절감과 탄소 저감, 생산 속도 개선 효과가 크다.
하이니켈·미드니켈·고밀도 LFP·NCM-LFP 블렌딩 등 다양한 양극재 포트폴리오도 함께 공개했다. 화염·열폭주 차단 소재와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등 차세대 소재도 선보였다.
LS그룹은 LS일렉트릭, LS MnM, LS머트리얼즈, LS알스코, LS이모빌리티솔루션, LS티라유텍 6개사가 공동 참가했다. LS일렉트릭은 올인원 ESS 플랫폼과 직류 배전 솔루션을 전시하고, LS MnM은 황산니켈 양산 계획을 공개했다.
금양은 10분 만에 80% 충전 가능한 초급속충전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했다. 내년 말 상용화가 목표다. 이스라엘 스토어닷과 기술 협력해 실리콘 음극재 기반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한다. LFP 원통형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올해 말 양산해 ESS·UPS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나노텍 에너지와는 2조3000억 원 규모 2170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고려아연은 니켈·전구체·동박까지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공개했다. 자회사 켐코의 올인원 니켈제련소에서 생산한 황산니켈이 KPC로 공급돼 전구체로 완성된다. 자회사 KZAM은 2차전지 음극재용 전해동박을 생산한다. 고려아연은 제련 기술과 자원순환 체계를 기반으로, 2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 자립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에 제련·전구체·양극재를 아우르는 통합 법인을 설립한다. 니켈을 직접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2026년 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해, 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 황화리튬 기술도 개발 중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 합병을 통해 리튬 전환·리사이클 공정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 준공과 함께, 북미·유럽 공급망 강화를 본격 추진한다.
이날 정부도 국내 배터리 시장 지원 의지를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대미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현재도 민관 합동 사절단이 미국 배터리 투자지역을 순회하며 아웃리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 정체 구간에 접어드는 이른바 ‘캐즘’을 넘기 위해, 전기차 구매자 세금 감면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충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더해 2038년까지 ESS 시장 규모를 현재의 최대 15배로 키워, 배터리 수요 기반을 넓히고 전기차 판매 둔화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안 장관은 “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핵심 광물과 소재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세제·기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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