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길, 외나무다리 등 인생샷 명소 입소문
코스별로 사계절 자연의 매력 만끽하는 힐링공간
숲해설, 유아숲체험원 통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경험 제공
[대구경북본부 / 엄지원 기자] 경북 경주시에 자리 잡은 경북천년숲정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역사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정원을 지향한다. ‘천년의 녹(綠)과 향(香)을 담다’라는 슬로건처럼, 신라 천년의 역사가 숨 쉬는 경주에 자리 잡은 이 정원은 도시와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정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입구에서부터 목련길, 무궁화길, 칠엽수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칠엽수길은 7개의 잎이 하나로 모여 독특한 형태를 이루는 나무들이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독특한 모양의 하얀 꽃으로, 가을에는 노란빛 단풍으로 계절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정원의 특별함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에만 있지 않다. 유아숲체험원을 통해 어린이들의 자연친화적 성장을 돕고, 숲해설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테마 정원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휴게정원, 겨울정원, 수변정원, 암석원, 왕의정원 등 각각의 공간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정원의 백미는 단연 외나무다리와 수변공간이다. SNS에서 ‘인생샷 명소’로 유명한 외나무다리는 단순한 포토존을 넘어 자연과 인공물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잔잔한 물에 비치는 나무들의 그림자와 하늘이 만드는 풍경은 마치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정원의 접근성과 활용도다. 40분, 90분, 3시간 등 다양한 코스를 제공해 방문객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경북산림환경연구원과 인접해 있어 산림 연구와 교육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원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지속가능한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정원도 제대로 된 관리 없이는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없다. 또한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더불어 이 정원이 지방정원에서 국가정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순천만국가정원이나 울산태화강국가정원과 차별화된 특성을 개발하고, 신라의 역사문화와 연계한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야 한다.
결국 경북천년숲정원의 진정한 가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에 있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품은 경주에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정원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