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에 실시간 지수 제공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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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식 발표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25일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의 방법론을 살펴보면 기업가치 우수기업을 중점으로 두되 세부 보완 요건을 통해 유망기업도 일부 포섭하는 방식을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주환원 지표보다는 시장평가(PBR)와 자본효율성(ROE)에 보다 더 방점을 두었다는 사실이 확인 가능하다”며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들로 구성한 일본의 JPX Prime 150 지수를 상당 부분 벤치마크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밸류업 지수는 산업군 내 상대평가를 도입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라며 “일부 은행, 통신, 지주 등의 밸류업 대형주들이 배제된 이유는 세분화된 산업 분류 방식이 아닌 GICS 분류로 인해 상대적으로 PBR과 ROE 순위비율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또 하나의 특징적인 점은 밸류업 지수 편입 요건에 ‘밸류업 계획 공시 유무’를 주요하게 삼는다는 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공시이행 기업 중심의 지수 구성을 계획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밸류업 투자 관점에서 ‘공시’에 초점을 맞춰야할 필요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지수는 구성 방법과 관련해 개별종목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하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며 “ 이럴 경우 반도체와 같은 초대형주의 지수 영향력은 약화되는데, 동 업종 움직임에 따라 지수가 편향성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과 관련해 밸류에이션이 높더라도 주주환원과 수익성이 좋다면 밸류업 방향성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밸류업 지수 도입과 관련 상품 출시 시 유동성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수급 측면에서 밸류업 종목의 안정적 흐름 유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은행주는 밸류업 공시 여부에 따른 인센티브로 인해 포함 유무가 결정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펀더멘털에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이벤트로 인한 단기 하락은 투자 측면에서 가격 메리트를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 대형주에 의한 증시 부양 효과는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형성되던 2024년 2월부터 지속적으로 반영됐다”며 “따라서 지수 발표에 따른 추가적 부양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형주 중 발굴되지 못했던 종목이 밸류업 지수에 추가됐을 경우 주가 상승이 예상되나 시가총액 규모를 고려했을 때 증시 전체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밸류업 지수의 상승을 주도할 업종은 IT, 헬스케어 섹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밸류업 지수가 의도대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은 기업이 밸류업 지수에 들기 위한 노력으로,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 부양 효과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한국거래소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밸류업 지수는 시가 총액과 거래대금 등 외형요건 외에도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다양한 질적요건을 평가지표로 채택했으며, 선정기준 적용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고르게 편입될 수 있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

여기에 공시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PBR 상대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 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 편입시켰다. 연기금 등 기관 참여 확대 및 상품화 촉진, 신규 투자수요 창출을 위해 코스피 200 지수 등과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밸류업 지수는 총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 24개 ▲산업재 20개 ▲헬스케어 12개 ▲자유소비재 11개 ▲금융/부동산 10개 ▲소재 9개 ▲필수소비재 8개 ▲커뮤니케이션 5개 ▲에너지 1개로 분포됐다. 코스피 상장사는 67개, 코스닥 상장사는 33개로 약 7:3 비율이다.

구성 종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HMM, 대한항공, 두산밥캣, HD현대일렉트릭, LIG넥스원, 한전KPS, NICE평가정보,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현대차, 기아, 코웨이, 신한지주,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현대해상, 키움증권, 고려아연, 한솔케미칼, KT&G, 오리온, BGF리테일, 동서, 오뚜기, 삼양식품, 엔씨소프트, 제일기획, S-Oil 등이 포함됐다.

한미반도체, HMM, 대한항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밥캣, HD현대일렉트릭, LIG넥스원, 한전KPS,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현대차, 기아, F&F, 신한지주,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DB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해상, 키움증권, 고려아연, 한솔케미칼, 효성첨단소재, KT&G, 오리온, 오뚜기, BGF리테일, 삼양식품, 엔씨소프트, 제일기획, S-Oil 등이 포함됐다. 앞서 편입 가능성이 거론됐던 KB금융과 KT 등은 제외됐다.

코스닥 종목은 HPSP, 주성엔지니어링, 심텍, 두산테스나, 코미코, 에스에프에이, 에코프로에이치엔, 메디톡스, 파마리서치, 씨젠, 동국제약, 메가스터디교육, 골프존, 다우데이타, 동진쎄미켐, 콜마비앤에이치, JYP Ent., 에스엠, SOOP 등이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오는 30일 밸류업 지수를 산출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1월 초 밸류업 지수 관련 ETF 상품과 밸류업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지수 선물도 상장한다. 당국은 지수 개발과정에서 확인된 시장수요를 적극 고려해 후속지수를 지속적으로 개발·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지수상품 개발 및 투자 활성화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 재평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장기업에게는 지수 편입 및 유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주주환원 및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 확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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