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집중홍보…국민의식 제고(?) 및 제도 정착 목적
포장업계 “국내 재활용 우수 등급 해외선 사용 불가 수준, 생산자 중심 사고 바꿔야”

고품질 A급 플레이크가 나올 때 까지 프로모션 영상. 라벨을 떼지 않은 채 선별기에 넣어진 페트병들 (사진 상 좌), 풍력선별에 떨어져 나간 페트병 라벨 들 (사진 상 우), 물에서 비중분리를 통해 완전히 제거된 라벨 (사진 하 좌), A급 레벨의 프레이크(사진 하 우) ⓒNihonCim
고품질 A급 플레이크가 나올 때 까지 프로모션 영상. 라벨을 떼지 않은 채 선별기에 넣어진 페트병들 (사진 상 좌), 풍력선별에 떨어져 나간 페트병 라벨 들 (사진 상 우), 물에서 비중분리를 통해 완전히 제거된 라벨 (사진 하 좌), A급 레벨의 프레이크(사진 하 우) ⓒNihonCim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지난 2019년 포장재 재활용 등급제 개정 후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도 시행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기보다는 여전히 국민이 일정부분 수고를 해야 되고 해외와 비교해 규제 수준이 낮아 실효성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고 관련 제도를 정착키 위해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제’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권장하는 방향으로 국민이 수고하면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인데 이또한 일부지역에 한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민의식을 높이지 않아도 정부가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관련 규제를 글로벌 선진국 수준에 맞추면 된다는 주장을 오랜 기간 해왔다. 이를 통해 재화가 판매되면서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는 생산자 책임 측면을 강조해야 한다는 취지다.

익명을 요구한 포장재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는 많아졌지만 높은 빈도로 다회 소비되는 생활 인프라 속 용기 등의 우리나라 재활용 등급제는 우수등급을 인정하는 관용도가 높아 규제 수준이 매우 낮다”라며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은 국민들이 페트병 라벨을 떼지 않아도 한국보다 재활용이 더 잘되고 해외에서 금지된 페트병 특정 라벨은 우리나라에서는 재활용 우수등급에 해당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ESG활동 일환으로 폐페트병으로 만드는 친환경 의류 등 생산을 위해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폐페트병 재료를 수입해서 원사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현재 등급제에서는 국민이 페트병 라벨을 제거해 회수해도 낮은 품질의 재활용 재료로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020년 국내 페트병 시장 규모는 35만 톤으로 그중 77%인 27만 톤이 회수되며 이 중 21만 톤이 플레이크로 생산된다. 이는 저가용단섬유 70%, 저가용 수출 플레이크 10%, 기타 20%로 고품질이어야 활용할 수 있는 리사이클 장섬유나 용기로 재활용되지 않는다고 나타나면서 고부가 재활용 제품은 모두 외산 리사이클 재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접근이 용이한 유튜브에서 해외 페트병 등을 선별작업장을 확인해보면 라벨이 그대로 붙은 페트병이 풍력 선별기로 진입한다. 풍력만으로 라벨과 페트병 몸체를 완전히 분리하는데 이는 페트병과 라벨 사이 접착제 등 이물이 없어 향후 고품질 재활용도 가능해진다. 일본의 풍력선별장 영상도 자세하게 나와있다.

환경부도 이에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우리나라 재활용 최우수 등급은 유럽이나 일본 수준에도 비견되거나 더 나은 수준이라는 평가인데 최우수 등급 적극 사용 권고에 지속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제품의 재활용 등급표시에서 최우수와 어려움만 표기가 의무화돼 있어 관심있는 국민이 아닐 경우 이를 알아채기 어렵고 생산자 입장에서도 특별한 불이익이 없다.

일각에서는 식음료 업계 이해관계자가 정책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요직을 꿰차고 있어 생산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께서 어떤 불편을 가지고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선별장 능력이 균일화 되지 않은 상태여서 급진적인 전환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국민들이 편한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현재 기술력이라던지 재활용 방법이라든지 제반사항을 고려해 분리수거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포장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국민이 라벨을 떼는 수고를 더하는 방향으로 정책운영을 하는 나라가 없으며 오히려 라벨에 대해 신경 안쓰는 나라 페트병 재활용률이 더 높은 현실이다”라며 “이는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재활용하기 어려운 수준이 우리나라에서는 우수등급을 받는 생산자에 무게중심을 더 두는 등급제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으로 국민의식을 높여야 된다는 것보다 재활용 등급제를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높은 수준의 규제와 선별장 인프라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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