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대드론 동시 투자, 한국 기업 전략에도 반영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 KAI·한화·LIG·풍산, 드론 시대 다층 전략 본격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한국항공우주 차기 군단급 무인정찰기, LIG넥스원 자회사 고스트로보틱스 Vision 60, 풍산 탄약투하공격 소형 드론(사진 순서 상 좌우, 하 좌우) ⓒ대신증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한국항공우주 차기 군단급 무인정찰기, LIG넥스원 자회사 고스트로보틱스 Vision 60, 풍산 탄약투하공격 소형 드론(사진 순서 상 좌우, 하 좌우) ⓒ대신증권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드론 확산에 대응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무인기와 대드론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투기와 드론을 연계한 복합체계를 만들거나, 대드론 통합방호체계와 무인기 투자에 집중하는 등 기업별 전략이 다층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무인기 엔진, AI 파일럿, 센서, 탄약 등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무인체계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며, 드론과 전투기, 센서와 무기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소형 FPV 드론이 수억 달러 규모의 전략 자산을 무력화한 사례를 언급하며, 드론이 저비용·고효율 무기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재밍과 차단망 같은 소프트킬 체계와 레이저·요격 드론 등 하드킬 체계를 함께 운용하는 다계층 방호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무인기·안티드론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항공우주(KAI)는 국내 유일 완제기 제작업체로 AI(인공지능) 기반 공중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를 통해 KF-21, FA-50 전투기에 UCAV(전투용 무인항공기)와 소형 드론(AAP)을 연계해 유·무인 복합 편대를 구성한다. NACS는 저궤도 위성·전투기·UCAV·AAP를 AI로 통합해 운용하는 구조다. 각 UCAV는 소형 드론 AAP 4대를 공중 투하해 운용하며, AAP는 현재 시험 비행 단계에 있다. UCAV는 독자개발 또는 선진기업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조기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AAP에는 AI 파일럿 ‘카일럿(KAILOT)’을 탑재해 올해 실증비행을 진행한다. 적용 시점은 FA-50 2027년, KF-21 2030년이 목표다. 자율비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실드AI와 HME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감시정찰이나 지휘통제 등 국방 핵심 분야에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드론과 대드론 체계에서 요구하는 표적식별, 통신연동, 지능형 지휘통제 등 핵심기술을 통합 구현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후방 주요시설을 방어하는 설치형 ‘중요지역 대드론 통합체계’ 사업을 수주해 현재 전력화 중이다. 한화에어로로부터 이관받은 레이저 요격 무기 ‘천광’을 포함해 계측별로 재밍·그물·레이저로 대응하는 ‘드론 대응 다계층 복합방호체계’를 추진 중이다. 목표물 탐지, 추적, 격파까지 절차를 자동화해 원격 및 무인화 사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시스템은 해양 무인체계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정찰용 무인수상정(USV) ‘해령’ , 자율무인잠수정(AUV) 등을 개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 분야에 75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유상증자 조달자금(현금 4조2000억 원) 중 3000억 원을 무인기 체계 및 엔진시설 구축과 무인기·AI 관련 R&D 투자에 우선 배정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GA-ASI와 MQ-1C(GrayEagle)을 기반으로 한 단거리이착륙(STOL)무인기 ‘GE-STOL’을 공동개발 예정이며, 항공엔진 개발을 담당한다. 한국 해군은 무인전력지휘통제함(무인기모함) 사업을 추진 중인데 STOL 기능을 바탕으로 독도급 상륙지휘함에서 이·착함이 가능한 무인기에 대한 수요가 있다.

LIG넥스원은 우수한 미사일 기술력에 더해 킬체인(표적탐지-식별-제거) 구축경험을 바탕으로 공격 드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레이더, 재밍 등 바탕으로 C-UAS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MPD)은 수직이착륙 고정익 형태로 설계됐으며, 평시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 표적 발견 시 타격임무로 전환 가능하다. 이외에도 탑재중량 40kg급 하이브리드 수송드론 KCD-40, 저고도 소형 무인기 대응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육상·해양환경에서는 자회사 고스트로보틱스를 통해 4족 보행 로봇 ‘Vision60’을 생산하고 해양에서는 스텔스형 차세대 무인수상정 ‘해검’을 개발했다.

풍산은 다양한 크기 탄약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드론 전용 탄약을 개발중이다. 소형드론 제압에 효과적인 30mm 전방분산탄(SPREAD)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풍산은 동축반전로터 형태를 채택한 소형화한 제품인 다목적 전투 드론 MCD Series를 개발했다. MCD-7은 대전차용 EFP, 파편형 고폭탄, 투하폭탄모듈 등을 임무 성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모듈식 설계를 반영했다. 멀티콥터 형태의 탄약투하공격 소형드론도 제작해 시범운용 중이다. 드론 전용 이중목적고폭탄 3발이 탑재되며, 목표물 공격 후 자체적인 피해평가 후 필요시 재공격 가능한 형태로 제작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