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달전 한미정상회담 직후 “서로 얘기 잘 된 회담” 입장
장동혁 “이 대통령,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협상 관련해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하고 22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의 84%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미 지난 1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외환시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그 사안도 고려하면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는 게 현재 핵심 과제로, 이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기도 하다”며 “실무 협의 과정에서 나온 제안들이 이를 보장하지 못해 (한미 간 입장) 격차를 좁히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며,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혈맹 간에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의 입장과 달리,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만 해도 대통령실에선 강 대변인이 한미정상회담 및 방미 일정 관련 브리핑에서 한미 간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공동합의문을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꼬집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경북 경산 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했는데 최근 이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만약 합의문에 서명했더라면 탄핵 당했을 것’이라며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며 “지난번 (한미) 정상이 만났을 때 어떤 내용이 오간 것인지 국민은 궁금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오늘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데 안보실장 브리핑에 의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이 없다고 한다. 관세협상이 타결되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며 “자동차 업계는 벌써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 부품업계는 그 불안이 더하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25% 관세가 부과되지만 자동차 부품 중 철강으로 분류되는 곳은 관세가 50%”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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