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달전 한미정상회담 직후 “서로 얘기 잘 된 회담” 입장
장동혁 “이 대통령,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협상 관련해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하고 22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의 84%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미 지난 1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외환시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그 사안도 고려하면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는 게 현재 핵심 과제로, 이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기도 하다”며 “실무 협의 과정에서 나온 제안들이 이를 보장하지 못해 (한미 간 입장) 격차를 좁히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며,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혈맹 간에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의 입장과 달리,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만 해도 대통령실에선 강 대변인이 한미정상회담 및 방미 일정 관련 브리핑에서 한미 간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공동합의문을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꼬집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경북 경산 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했는데 최근 이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만약 합의문에 서명했더라면 탄핵 당했을 것’이라며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며 “지난번 (한미) 정상이 만났을 때 어떤 내용이 오간 것인지 국민은 궁금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오늘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데 안보실장 브리핑에 의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이 없다고 한다. 관세협상이 타결되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며 “자동차 업계는 벌써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 부품업계는 그 불안이 더하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25% 관세가 부과되지만 자동차 부품 중 철강으로 분류되는 곳은 관세가 50%”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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