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든 보수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 대상 될 수 없다”
“김정은, 경주 APEC 초청?… 헛된 망상” 날선 비난 지속
통일부 “일희일비 않고 평화 공존 노력 차분히 추진할 것”

지난 2018년 한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 김여정 모습 / ⓒ뉴시스DB
지난 2018년 한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 김여정 모습 / ⓒ뉴시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8일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입장을 내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은 이날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서 ‘조한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신임 통일부 장관 정동영은 실종된 평화의 복귀와 무너진 남북관계 복원 운운하면서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 화해와 협력의 시간을 얻어갈 것을 제안했다”면서도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에 대해 “한국 당국자들이 남북 신뢰 회복의 첫 신호로 묘사한 대조선 심리모략 선전방송의 중단에 대해 말한다면 그 모든 것은 한국이 스스로 초래한 문젯거리들”이라며 “어떻게 조처하든 그들 자신의 일로 될 뿐이며 진작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가역적으로 되돌려 세운 데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부부장은 “지난 시기 일방적으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극단의 대결 분위기를 고취해오던 한국이 이제 와서 스스로 자초한 모든 결과를 감상적인 말 몇 마디로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면 그 이상 엄청난 오산은 없을 것”이라면서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대단히 중대한 역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에 구속되어 매우 피곤하고 불편했던 역사와 결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김 위원장을 경주 APEC에 초청할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서도 “몇 달 후 경주에서 열리게 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 수뇌자회의에 그 누구를 초청할 가능성까지 점쳐보며 헛된 망상을 키우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정부가 우리 관심을 끌고 국제적 각광을 받아보기 위해 아무리 동족 흉내를 피우며 온갖 정의로운 일을 다하는 것처럼 수선을 떨어도 한국에 대한 우리 국가의 대적 인식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으며 조한관계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역사의 시계 초침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 보더라도 앞에서는 조선반도 긴장완화요, 조한관계 개선이요 하는 귀맛좋은(듣기 좋은) 장설을 늘어놨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며 “미한은 상투적 수법 그대로 저들이 산생시킨 조선반도 정세 악화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보려고 획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이번 담화는 북한 당국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정부는 일희일비 하지 않고 평화 공존을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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