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이재명 정권·민주당과 싸울 때…당원 권리 확대하겠다고 약속”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및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및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이 당심에 더 비중을 두고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투쟁에 방점을 두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당원 70% 굳어지나…국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 “7 대 3 비율 입장 명확해”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대변인인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획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것과 동시에 우리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도 최대 과제”라며 “현장 중심의 인재를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당 기여도를 볼 때 당원 모집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노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라도 당원 비율을 일정 부분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저희가 건의를 한 것”이라며 “기획단의 7 대 3(당심 70%·민심 30%) 비율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어려운 선거 과정에서 당세 확장 노력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은 민심 100% 적용 경선룰을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의 방향키는 민심이다. 당심으로 채우는 게 과연 승리 전략이 될 수 있겠나. 지방선거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고 국민이 직접 표를 행사하는 민의의 경쟁장”이라고 민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경북 구미시 소재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 규칙은 최종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대표로서 당성을 강조해왔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해왔다”고 강조해, 사실상 당심 강화 쪽에 무게를 실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원 주권 강화’를 당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최근 ‘권리당원 권한 강화’를 위해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로 당헌·당규 개정에 나선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마찬가지로 장 대표도 ‘당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 계엄 1주년 앞둔 張, ‘사과’ 요구에 “이재명 정권과 제대로 싸우는 게 혁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 뿐 아니라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당내 일각에서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전날 ‘전국원회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민주당이 이 전쟁을 끝내주나. 고개 숙이면 고개 부러뜨리고 허리 숙이면 허리를 부러뜨릴 것”이라며 “우리끼리 싸우는 것 자체가 그 프레임에 말려서 이미 전쟁에서 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싸움터로 끌고 와서 새로운 체제 전쟁을 해야 하고 우리 전략 전술의 방향, 무기는 온통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3대 특검 풀어놓고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 (내란) 프레임으로 싸우며 대한민국 시스템을 계속 무너뜨릴 것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있는지 국민께 알리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킬지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무도한 이재명 정권과 의회 폭거를 계속하고 있는 민주당과 싸울 때다. 전당대회에서도 제대로 싸우는 게 혁신이라고 했다”고 정부여당과의 투쟁에 우선 집중했다.

특히 그는 25일 고 박 전 대통령 생가 참배 직후에도 “무너지고 있는 체제를 지키는 것은 보수정당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 자유민주의 체제와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데 제1야당 보수정당으로서 그에 대해 입을 닫는다면, 보수정당의 존재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체제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파괴를 막지 못한다면 그저 정권을 가져오는 것은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 싸우는 목적, 정치하는 목적에 있어 분명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싸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당 이준우 대변인도 24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우리끼리 싸우면 진다, 계속 그 얘기를 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안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우리가 정권을 헌납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우리 안의 갈등과 반목을 잠시 접어두고 대동단결해가지고 상대를 보고 싸워야 한다”며 “우리가 야당이지 않나. 야당으로서 지금 여당의 실정에 대해 아주 적극 투쟁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당원들에게 평가받게 해서 이 사람을 공천 주자는 여론이 있다”고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변인은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선 ‘계엄 사과’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장을 꼬집어 “선거 앞두고 우리끼리 다 뭉쳐 싸워도 부족할 판인데 이렇게 전열 흩트리는 그런 의도가 뭐겠나. 뻔히 장동혁 체제 무너뜨리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나”라며 “우리가 사과를 하게 되면 우리 스스로 늪에 빠져 걸어 들어가는 그런 상태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도 내란정당으로서 중요 임무 종사자였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또 선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는 27일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이어 내달 3일쯤 영장심사가 열리는 상황을 들어 “(사과할 경우) 영장 발부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그걸 고리로 해가지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정당해산 심판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짜놓은 그 틀에 우리가 들어가지 않고 당당하게 이 정권의 실정을 두고 맞서 싸워 승부를 봐야 된다. 민주당 입장에선 대장동 사건이 잊혀지길 바라고 있다”고 대장동 문제로 공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 한동훈계 “똘똘 뭉치자는데 친한계 포함되나”…신동욱 “같은 방향 보면 수용”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실제로 장 대표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장동 토론’를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도 토론에 나서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친한동훈계 인사들의 경우 민심 비율 확대와 계엄에 대한 사과 표명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선 지지층 결집, 후 중도 확장’ 전략에 대해 정성국 의원이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굉장히 우려가 크다”고 비판하는 등 장 대표 측과는 온도차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 의원도 지난 24일 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장 대표가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고 한 것과 관련해 “노선을 갖고 갑론을박하지 말자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 대표는 틈만 나면 ‘똘똘 뭉쳐 싸우자’는 데 그 똘똘에 황교안, 윤어게인 세력은 포함된다는 것은 다 알지만 친한계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장 대표, 나경원 의원, 신동욱 수석최고위원 등이 ‘당원게시판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다만 신 수석최고위원은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당원게시판 문제 등에 대해 “내년 지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이런 점에서 지금 우리 속에 남아 있는 문제들을 빨리 정리하고 갔으면 좋겠다”면서도 “같은 방향만 보고 있다면 어느 누구도 수용할 수 있으나 반대 방향 보고 있는 사람까지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조금의 생각 차이가 있더라도 당 미래를 위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면 같이 가야한다”며 “이 정부가 국가를 위험한 길로 끌고 가고 있는 게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을 막는 과정에서 당 내부의 작은 이견들 가지고 우리 당이 에너지 소모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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