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중심 ESS 수요 급증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ESS 생산 체제 전환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북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감소 여파 속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진 가운데 ESS가 차세대 성장 축으로 부상하며 사업 구조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매출은 5조6999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7.1%, 영업이익은 34.1%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AMPC는 3655억 원으로 전분기(4908억 원)보다 1253억 원 줄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는 “매출은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폐지) 영향으로 EV향 파우치 사업 매출은 감소했지만 ESS사업 큰 폭 매출이 있었다”며 “손익은 북미 생산보조금 감소와 ESS 사업 등 출하량 증가 등이 반영됐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40~50%를 보유한 미국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전력망용 ESS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ESS 분야에서 롱 파우치 폼팩터 기반으로 고밀도·고집적 셀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용량을 높이고 단위당 비용을 낮춘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오는 2027년까지 각형 기반 LFP ESS 제품도 준비 중이다.
지난 4일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세운 합작공장 넥스트스타에너지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생산 조정에 나섰다. 지난 2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LFP 배터리 생산 기반을 갖춘 ESS 생산 기지로 전환했다.
성과도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 미국 주택용 ESS 기업과 6년간 총 13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다수의 전력망 ESS 고객들과도 대규모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ESS 사업 수주 잔고는 120GWh다.
삼성SDI는 3분기 실적 중 배터리 부문 매출 2조8200억 원, 3조518억 원, 영업손실 630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2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SDI AMPC는 195억 원으로 수준으로 알려졌고 전분기 대비 71% 감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미국 ESS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미국 합작법인 SPE(StarPlus Energy)에서 NCA 기반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 ESS용 배터리의 현지 양산을 본격화했다.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LFP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말 경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확대한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ESS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협의 마무리 단계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간 협의는 ESS용 배터리 2차 발주 프로젝트 일환으로 3년간 10GWh를 공급하는 안이다.
SK온(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3분기 매출은 1조8079억 원, 영업손실 1248억 원을 기록했다. AMPC가 3분기 기준 1731억 원(누적 6173억 원)이었다. 전분기 2734억 원에 비하면 1003억 원이 줄었다.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영업손실 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사업에서 북미 중심 ESS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9월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과 1GWh 규모의 LFP 배터리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6.2GWh 규모 추가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다수 고객사들과 최대 10GWh 규모 ESS 공급계약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순차적으로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포드·현대차 등 합작법인 공장도 ESS 생산 전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지난 1일 윤활유 사업을 하는 SK엔무브와 합병을 완료하고 ESS에서 양사 시너지 결합 기술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석희 SK온 공동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IBK홀에서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면서 ESS 수요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ESS 사업은 전기차에 이은 중요한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라고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발생하는 ESS 수요가 현재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겪는 현 상황을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이 미국 내 생산 설비를 이미 갖춘 국내 배터리 기업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영업이익 34.1% 증가…ESS 증가 덕
- 삼성SDI, 3분기 영업손실 5913억…4개 분기 연속 적자
- KGM, 미래형 모빌리티 디자인 작품 전시…산학 협력 강화
- LS일렉트릭-하니웰, 美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BESS 개발 맞손
- LIG넥스원, SKT·KT와 차세대 軍 통신체계 개발 ‘맞손’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임직원 수험생 자녀에 응원 선물
- 현대차그룹, 英 커스프AI와 전략적 제휴…AI로 신소재 연구 가속
- LG에너지솔루션, 美 사우스8과 항공우주용 배터리 공동 개발
-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 ESS용 LFP 생산라인 구축…2027년 양산 목표
- 현대제철, 국가 전력망 사업에 철탑용 앵글 생산·공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