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잠정 중단, 기존 주주 반발‧정치권 및 거래소 압박 등 영향

CJ ENM 사옥 ⓒCJ ENM
CJ ENM 사옥 ⓒCJ ENM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CJ ENM이 시도했던 콘텐츠 제작부문 물적분할 계획이 잠시 멈췄다. 작년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상장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대선 후보 등 정치권에서도 소액주주 보호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9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CJ ENM이 진행 중이던 사업부 분할 및 자회사 신설을 위한 절차를 일단 중단하겠다고 통지했다. 이미 하반기 물적 분할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알려졌지만 주주반발이 커지면서 재검토 하게 됐다. CJ ENM 입장에선 자회사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했었지만 여론약화와 주주 반발이 겹치면서 재검토에 나선 첫 사례가 됐다.

작년 11월 CJ EN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은 2스튜디오 법인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CJ ENM 내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사업 등의 주요 제작부분으로 제작 기능 사업부만 떼내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당시 CJ ENM 주가는 일주일간 하락을 거듭하며 18만 원대였던주가가 13만 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 LG화학이 핵심 사업부 등을 떼내 상장시기에 겪었던 모 회사 주가하락을 경험하고 학습했고 일부 주주들은 증권거래소 등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에 대선후보들은 소액주주 보호방안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여당과 한국거래소 등이 물적 분할 규제에 나서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물적문할 규제 1호가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되고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CJ ENM도 이 같은 분위기를 거스르기 힘들어 잠정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은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사업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과 주주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본인 재산이 줄어든다는 측면이 양립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이 직접나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사업에서 2030년까지 실적을 두 배로 키우겠다고 발표하는 등 기존 주주 달래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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