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대표 “큰 혼란과 부담 드림 점 죄송”
데이터 축적 후 보완…코로나19 절반 수수료 정책 확대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도입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인 ‘오픈서비스’에 대한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도입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인 ‘오픈서비스’에 대한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우아한형제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도입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인 ‘오픈서비스’ 도입에 대해 '큰 혼란과 부담을 드렸다'며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각계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오픈서비스 개선책을 만들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등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이달부터 배달의민족을 통해 발생하는 주문에만 5.8% 수수료를 받는 ‘오픈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기존 깃발 꽂기 방식으로 운영했던 고정수수료 ‘울트라콜’이 자금력 있는 점주들에 의해 독점 문제가 발생해 왔기에 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새로운 체계가 발표되자마자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거셌다. 고정적으로 나가던 수수료가 매출에 따라 달라지는 점, 매출이 높을수록 기존 울트라콜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업주가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즉각 논평을 내고 “월 매출 3000만 원 업소의 경우 174만 원을 내야 한다”며 “존에는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면서 26만 원에서 35만 원 정도를 내던 수수료가 수십에서 수백만 원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반응했다. 업주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가게 매출까지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총선을 앞두고 민생 화두로 떠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제2의 타다’로 거론되기도 한다.

경기 안산 단원 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는 “치킨집을 하는 사장님이 1만7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배달수수료 5.8%에 부가세 10%까지 1084원을 배민이 가져가는 셈”이라며 “상생을 외치던 배민이 지금은 공룡이 돼 골목경제를 망가뜨리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등을 떠밀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같은 날 선대위 회의에서 “폐업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에게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폭등으로 응답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박완수 의원도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수수료 없는 배달앱을 운영해 영세소상공인들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아한형제들은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불찰이라며 사과도 덧붙였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주문이 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하여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먼저 오픈서비스 도입 후 업소별 주문량 변화와 비용 부담 변화 등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는 정책을 확대해, 이달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하며 큰 혼란과 부담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영세한 사장님들일수록 부담이 증가하는 불공정한 깃발 꽂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장님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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