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개편에…“우리 민족 아니다” 비판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시 엄격 잣대” 예고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의 잇단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임현지 기자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의 잇단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임현지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의 잇단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수수료 개편이 소상공인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사용자들도 이에 동참의 뜻을 밝힌 것.

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배달의민족 수수료개편 소식에 실망한 사용자들의 1점대 평점이 이어졌다. 앱 사용자들은 플레이스토어에 평점 및 리뷰를 남길 수 있다. 사용자들은 대부분 이번 수수료개편 소식에 탈퇴를 결심했다는 내용을 남겼다. 

사용자들은 리뷰를 통해 ‘삭제한다’, ‘우리 민족이 아니다’, ‘소상공인들 골까지 빼 먹는다’ 등 비판 글을 남겼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이 앱에서 발생한 매출 5.8%를 거둬가는 방식의 새로운 수수료 정책인 ‘오픈서비스’를 시행한데 따른 반응이다. 기존에는 ‘울트라콜’을 시행하고 있었다. 

울트라콜은 가게 인근에 깃발을 꽂는 수대로 8만 원의 고정 수수료를 내는 방식인데, 자금력이 높은 업주들이 깃발을 여러 개 꽂아 한 지역을 독점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오픈서비스를 이용하면 영세 상인들의 수수료가 내려가고 깃발 꽂기 논란도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거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오픈서비스로 수수료가 오히려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월 3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업주의 경우 기존 25~30만원이었던 수수료가 170만 원대 까지 뛴다는 것. 매출이 3000만원이어도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빼면 순수익은 400만 원대로, 수수료가 상승하면 순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총선을 앞둔 만큼 정치권도 들썩였다. 경기 안산 단원 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는 “치킨집을 하는 사장님이 1만7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배달수수료 5.8%에 부가세 10%까지 1084원을 배민이 가져가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정의당 후보들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재난 상황에서 지역상인과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배달의민족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고통분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아한형제들은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불찰이라며 사과도 덧붙였다. 그러나 오픈서비스 체계를 폐지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과 소상공인, 사용자 모두가 입을 모아 우려하는 것은 바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배달통)의 기업합병으로 인한 시장 독점이다. 이번 기업결합은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인수하는 형식이다. ‘우리 민족’이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우며 인지도를 높인 배달의민족이 사실상 독일 기업이 되는 셈이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99%의 독점 시장 체제로 진입한다.

수수료 체계변화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도 기업결합심사에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번 결합 심사에서는 시장 획정에 따른 필수 심사 항목 외에 개편된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들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심도 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기한은 오는 2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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