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배달원 동선·음식 특성 파악
‘가장 적합한 다음 콜’ 자동으로 배차
‘취소’버튼은 없어…일반모드와 함께 운영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송파와 강동 지역부터 배달의민족 ‘AI추천배차’ 시스템을 적용한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송파와 강동 지역부터 배달의민족 ‘AI추천배차’ 시스템을 적용한다. ⓒ우아한형제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도입한다. 배달원 동선과 주문 음식 특성을 통해 배차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운전하면서도 실시간 배달 콜을 신경 써야 했던 라이더 안전을 돕고 수입 증가까지 도모한다.

13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서울 송파와 강동 지역에 ‘AI추천배차’ 시스템이 적용된다.

AI추천배차는 AI가 배달원 위치와 동선, 이동 속도, 대기 시간, 총 배달 시간 등을 예측해 가장 적임자에게 자동으로 콜을 배정해 주는 시스템이다. 빨리 식거나, 빨리 불거나 하는 등 주문 음식 특성도 함께 고려된다.

우아한형제들은 AI가 ‘현재 나의 동선에서 가장 적합한 다음 콜’을 자동 배차해 주는 만큼 콜 처리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선 상 두 건의 콜을 처리하는 게 가장 적합할 경우 ‘픽업→배달→픽업→배달’이 좋을지, ‘픽업→픽업→배달→배달’이 더 효율적일지를 파악해 추천해준다. 배달원이 콜을 수락해놓고도 스스로 동선을 정하지 못해 애를 먹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배달원 안전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라이더·커넥터들은 운전하면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시간으로 계속 뜨는 배달 콜에 먼저 ‘수락’ 버튼을 눌러야 다음 일거리를 확보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실제 라이더 사고 사례 중에 ‘전방 주시 미흡’이 전체 사고의 12%를 차지했다. AI추천배차가 도입되면 운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물류사업부문장은 “새로운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AI가 인근 배달원들 위치와 그가 갖고 있는 현재 배달 건 등에 새로운 주문을 시뮬레이션해보고 가장 적합한 라이더·커넥터를 고른다”며 “AI추천배차를 사용하면 개인별 배달 건수가 늘어나 전반적으로 배달 수입이 증가하고 배달 수행 스트레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은 개발자 10여 명이 지난 2018년 7월부터 개발에 착수, 약 1년 6개월 만에 완성됐다. 음식 배달은 주문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데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배달원 위치를 고려해서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AI추천배차 외에 기존에 운영하던 일반 배차 모드도 계속 유지한다. 두 개의 모드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다. 다만, AI추천배차 이용 시 다음 콜이 자동 배차되기 때문에 앱 자체에서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배달원 개인적인 사정으로 콜을 거부할 경우 내부 카카오톡 문의하기를 통해서 취소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우선 본사와 가까운 송파와 강동 지역에서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후 타 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AI추천배차 모드를 사용하고 후기 등을 남기는 배달원에게는 건당 500원씩 프로모션 배달비를 추가 지급한다. 해당 프로모션은 내달 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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