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정부여당 비호에도…각계각층서 비판 ‘사면초가’
금융위, 정부여당 비호에도…각계각층서 비판 ‘사면초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감원과 갈등 폭발, 카드사·거래소 노조도 반발
출범 10년 만에 존폐위기 일단 벗어났지만 앞이 깜깜
지난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현 금감원장(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현 금감원장(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한 각계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꾸준히 제기돼왔던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설이 최근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두고 폭발했고 카드노조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는 시감위원장 인선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밖에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금융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끝내 폭발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설왕설래하던 금감원 노조가 “금융위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지난 3일 발표한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팀장급 이상 1~3급 직원 비중을 43.3%에서 35%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금융위는 3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또한 금융위는 성과급,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축소하는 형태로 금감원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과 금융위의 불협화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노동이사제’ 도입을 두고 금감원은 “감독혁신방안을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며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위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민간에는 강제할 수 없다”고 전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키코(KIKO) 사태’에서 금융위는 “전면 재조사는 어렵다”고 밝혔으나 금감원이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말해 정면으로 부정하기도 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을 두고 금감원은 감리조치를 내렸으나 금융위가 재감리 결정을 내리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해당 사안은 재감리 끝에 결국 고의 분식회계 결론이 나와 현재 기심위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중에 있다.

지난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현 금융감독원장은 갈등설에 대해 “그렇지 않다”면서 “평소 생각이 달라 앞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으나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10월 금감원은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는데 금융위가 금감원 상급기관인 상황에서 금감원이 먼저 과제를 정하고 금융위가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로 보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입법 권한이 없기 때문에 몇몇 사안은 금융위의 동의가 필요한데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는 “금감원이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공동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금감원은 “금융위가 이를 인가한 만큼 해명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한 바 있다.

또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특사경’ 제도 도입을 두고 최 위원장이 윤 원장에게 “원장님 교수 시절에도 이렇게 주장하셨냐”고 날 선 발언을 하는 등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금융위가 금감원 힘빼기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 나왔다.

지난달 19일 최 위원장은 “서로간의 입장차가 있을 뿐 갈등설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고 29일 윤 원장도 “금감원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차곡차곡 쌓인 대립의 벽이 쉽사리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를 반대하는 카드노조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임솔 기자
지난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를 반대하는 카드노조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임솔 기자

한편 지난달 26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방안’을 두고 카드사와 카드사노조, 여신금융협회가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이번 인하 방안으로 카드사 손실액이 약 1조4000억원”이라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며 결국 소비시장이 위축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여신금융협회가 주최한 여신금융포럼에서 윤종문 연구위원은 카드 회원의 혜택이 앞으로 3년 동안 총 9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초대형·대기업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 또는 정상화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수수료 인하 방침은 정략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발언을 동반하며 금융위의 ‘재벌 봐주기 정책’이 중단되고 재벌 가맹점 수수료가 현실화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며 총파업도 불사할 거라고 노조는 밝혔다.

여기에 한국거래소 노조까지 금융위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현재 거래소 시장감사위원장 인선이 진행 중인데 금융위 상임위원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며 이에 노조가 반발한 것이다. 노조는 “거래소 출범 이후 14년 동안 모두 네 명의 낙하산이 시감위원장을 거쳐 갔다”면서 “금감원 출신인 초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금융위 관료였다”고 꼬집었다.

이에 노조는 ‘밀어내기 낙하산 인사’의 중단을 촉구하며 시감위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했다. 만약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와 함께 끝까지 투쟁한다고 밝혀 금융위의 시름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뉴시스
전성인 홍익대 교수ⓒ뉴시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개혁의 핵심은 금융위의 완전한 해체”라고 주장하며 금융위가 맡고 있던 금융산업정책은 기재부로, 감독기능은 금감원, 또 기재부가 금융정책을 맡은 경우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시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22일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하려 했으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으로 복귀한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달 12일 “정책금융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과도하게 쪼개져 있는 정책금융기관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정책금융기관’의 설립”을 주장했다.

2008년 출범한 금융위는 문재인 정권 초 금융적폐 세력으로도 몰려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금융정책, 금융감독, 금융소비자보호의 기능 분리’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크게 만족했다는 후문이 들리며 정부여당의 신뢰를 얻게 됐다.

그럼에도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해 금융위의 책임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의 화살이 일부 금융위를 향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금융위의 해체와 금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현 정권에서의 입지는 탄탄해졌지만 각계각층에서 금융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과 금융위가 앞으로 타개해 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