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힘 받는 야권, 김부겸 “이종섭 사건이 정권심판론 불 지펴, 해볼만 해”
이재명, 재판 불출석하며 선거 유세장 향해 ‘정권 심판론’ 피력 “반드시 심판”
‘정권 심판론’ 선명성 경쟁 펼치는 조국당, 개혁신당·새로운미래 차별화 부각
야권 ‘정권 심판론’에 방어전 펼치는 국민의힘, 한동훈 “탄핵으론 민생 못 챙겨”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9일을 앞둔 가운데 최근 고물가 위기론과 함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추진으로 의료계의 집단행동 장기화 및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출국 정쟁화 등의 삼중고로 인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여론이 불리하게 작동되면서 ‘정권심판론’이 부각 되는 총선 구도로 전개되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자신들이 ‘정권심판 적임자’라고 피력하며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 여론 힘 받는 야권, 김부겸 “이종섭 사건이 정권심판론 불 지펴, 해볼만 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22일 대전역 동광장에서 열린 지원 유세 현장에서 “중앙당에서 매일 판세 예측을 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초반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동안 여권이 많이 앞섰지만, 이종섭 호주대사 사건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다시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고 상황을 짚었다.

김 위원장은 “아직 50대 50의 팽팽한 판세로 어느 정당이 앞섰다고 쉽게 예단할 순 없고, 또 본격 선거전이 시작도 되기 전에 미리 예측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이지만 그래도 이제 해볼 만한 위치에 섰다”고 진단하며 “저희들이 1당이 돼서 입법권을 행사해야만 폭정·폭주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는 목표는 너무나 분명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욱이 여론조사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지난 19일~21일 기간에 전국 만 18세 이상의 성인 유권자 1001명으로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에 대한 응답이 51%로 집계된 반면에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에 대한 응답은 36%로 오차범위 밖으로 기록돼 사실상 정권심판 여론이 더 힘을 받고 있는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의 전화 조사원을 통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3%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였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아울러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여야의 이번 총선 전략과 관련해 “과거같이 행정수도 이전이나 4대강 이전 등 정책적인 차별점이 나서 크게 붙으면 제 생각에는 조국혁신당이 되게 위축돼 보일 건데, 하지만 양당이 지금 다 정치 싸움을 한다”며 “이게 무쟁점 선거라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해 무쟁점 정치 싸움으로 인해 정권심판론이 호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꼬집으면서 에둘러 여권을 향해 선거 국면을 바꾸기 위해서 정책 선거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해 줬다.

실제로 윤 실장은 “지금 제일 약진한 게 조국혁신당 아닌가.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지금으로 봐서는 거의 비례 1당의 턱 밑에 쫓아왔고 또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며 “그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올라오면서 인물로 볼 때 이분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는 간에 윤 대통령의 제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누구냐고 했을 때, 조국 대표의 상징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 있다. 그냥 심플하다. 딴 거 없다. ‘우리는 이 정권을 빨리 종식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실장은 “무쟁점 선거다 보니 그런 거다. 거대 양당이 아무래도 정책적인 역량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작은 당에 비해서 뛰어난데 거대 양당이 그걸 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총 들고 미사일 들고 싸우면 훨씬 강할 사람들이 같이 맨손으로 싸우니까 조국혁신당도 별로 꿀릴 게 없는 거다”며 “거대 양당이 지금 하는 대로 계속하면 이런 흐름은 크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본인 재판에 불출석하고 지원 유세장 향한 이재명, 오늘도 ‘정권심판’ 외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하지만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과 맞물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 등 여권이 여러 가지 악재에 놓여 있기에 야권에서는 ‘정권심판론’을 띄우는 데 있어 최적의 선거 환경이 조성된 형국인 탓에 야당은 총선 전까지 정부 견제론으로 밀어붙일 기세일 모양이다.

무엇보다도 정권심판론이 작동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제1야당의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고 선거 현장으로 달려가 정부 견제론의 지원 유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이날 당진전통시장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4월 10일 국정을 배반한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행정 권력 만을 가지고 2년을 망쳤는데 국민의힘이 과반수가 되면 법도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헤어날 수 없는 나라를 만들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표는 “야권 과반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이 1당이 돼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정권심판을 밀어붙일 수 있다”며 “이 나라의 주권자를 배신한 정치 권력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더욱이 그는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및 대일 외교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번 선거는 ‘신(新) 한일전’일 수도 있다.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반하는 반국민적 정치 집단에 대해서 어떤 심판을 하는지 여러분께서 보여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이에 더해 그는 고물가를 지적하면서 “민생 외면, 경제 폭망, 민주주의 파괴, 굴욕 외교에 평화 위기까지. 이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서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심판할 때가 됐다”고 외치기도 했다.

◆ 민주당과 조국당 ‘정권 심판’ 선명성 경쟁에 개혁신당·새로운미래 차별화 부각?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에서 약진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이라는 슬로건으로 내걸며 정권심판론에 대한 선명성을 부각시키고 나서 야권 지지층의 표심을 사로잡았는데, 특히 조국 대표는 지난 1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혁신당의 목표에 대해 “1차적으로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을, 두 번째는 데드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탄핵으로 한정하지 않고, 권력 오남용을 하지 못 하도록 힘을 빼놓을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래서인지 제3지대 신당들도 조국혁신당의 약진과 제1야당의 민주당에 위기감을 느끼며 ‘정권 심판론’ 경쟁에 뛰어들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지난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의 재판이 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의 약진만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견제하고 더불어민주당에 경고음을 보낼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치킨게임 같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가. 비록 승자는 정해졌지만 결국 일방주의만 남았지 않는가”라면서 “국정 운영 능력과 동력을 상실한 윤석열 정부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또 당 대표의 방탄이나 불필요한 이념 싸움에 몰두하며 정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한 민주당에도 심판해 주길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하여 조국혁신당을 겨냥해 “조국 대표는 이미 형사적으로 2심 유죄까지 받은 상황이기에 정당 지속성에 의문이 있다”며 “정권심판을 바라고 조국혁신당에 자신의 비례대표 표를 던진 분들이 나중에는 조국 대표가 형사적 문제에 연루돼서 명예가 실추되면 그 표가 오히려 정권심판을 위한 표였는데 ‘사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우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는 “정권 심판을 바라는 유권자가 많은데,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명이 더 당선된다고 윤석열 정부에게 큰 타격 혹은 ‘경고의 시그널’이 되겠는가. 오히려 이준석의 당선이 윤석열 정부에 ‘큰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개혁신당의 이준석이 당선되면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린치하고 괴롭혔던 인사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복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가 ‘정권심판론에 부합하는 인사’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로운미래는 이날 ‘그래도 민주주의, 그리고 공정한 나라’라는 총선 슬로건을 발표하면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의 선명성과는 다른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나섰다.

특히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회의 이후 직후 브리핑을 통해 슬로건과 관련해 “‘그래도’라는 접속사에는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인지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그리고’는 내 편 감싸기와 상대방 흠결을 공격하기 바쁜 전쟁 같은 정치 현실에서 그럴수록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끝내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저희는 증오와 갈등, 분노의 정치가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희망을 드리는 정치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검찰 정권,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하는 분노, 일종의 희생자이자 피해자인 조국 개인에 대한 동점심 속에서 일시적으로 조국혁신당에 지지율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한 국민의 마음을 존중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첫 번째로 내세운 메시지인 ‘보복·분노 정치’로는 국민들께 문제 해결과 희망을 드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당 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도 “양당 간 증오, 대결, 적대 정치로 인해 우리 정치가 퇴행하고 있다. 조국혁신당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선명성을 내세우는 것 같은데 선명함의 정치적 결과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으로 인해 22대 국회가 열리면 더 큰 적대와 증오가 우려된다”고 말해 사실상 윤석열 정권과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까지 싸잡아 비판한 셈이 됐다.

◆ 야권 ‘정권 심판론’ 경쟁에 방어전 펴는 여권, 한동훈 “탄핵으론 민생 못 챙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경기 안양 현장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경기 안양 현장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이렇듯 야권의 ‘정권 심판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로 흘러 가는 모양새였는데, 다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민주당은 민생을 얘기하면서 민생 챙기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탄핵으로 어떻게 민생이 챙겨지겠는가”라고 되물으면서 “우리는 민생을 현실적으로 챙기는 당이다. 저희가 물가를 잡겠다”고 방어전을 펼쳤다.

더욱이 한 위원장은 “저희가 이번 주부터 1천500억 원 물가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물가가 잡혀가고 있다”며 “저희가 아직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여러분이 걱정 안 하게 대안을 마련하고 그걸 집행하겠다. 우리는 책임감 있고 열심히 일하는 현실 속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될 거다. 이를 위해 더 책임감 있게,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저희가 ‘책임감 있는 세력’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한 위원장은 이날 장동혁 후보(충남 보령·서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민주당에서는 이종섭 호주대사가) 마치 무슨 대단한 사법 시스템을 부정한 것처럼 프레임을 짜고 밀어붙이고 있는데, 정작 이재명 대표는 보란 듯이 법원에 출석도 안 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이분들이 다수당이 되면 앞으로는 법원에 나가겠는가. 이분들이 앞으로는 사법 시스템을 존중하겠는가”라고 문제 제기를 하며 반격에 나선 모습도 보여줬다.

심지어 한 위원장은 “조국과 황운하 같은, 사법 시스템에 복수하겠다고 공공연히 나서는 그런 극단주의자들이, 오로지 감옥에 안 가려고 몸부림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일 리더 이재명과 손잡고 주류 정치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이런 극단주의자들이 장악한 세상에 어떤 미래가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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