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지원금 공약 내건 민주당 vs 재형저축 재도입 등 내세운 국민의힘
이재명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제안”
한동훈 “25만원 정책 물가를 올릴 것...정치인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 아냐”
與 “민생 자산형성 방안”제안...재형저축, 예금보호에 세자녀등록금 면제
野, 민생경제특위 겨냥 “총선용 쇼”...“보여주기식 약속, 믿어줄 국민 없어”
‘포퓰리즘식 돈 풀기’,‘적반하장식 공세’속에 민생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삼계수리공원에서 열린 현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좌)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신당동 떡볶이타운에서 발언하고 있다.(우). 사진 / ⓒ뉴시스(좌), 김경민 기자(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삼계수리공원에서 열린 현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좌)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신당동 떡볶이타운에서 발언하고 있다.(우). 사진 / ⓒ뉴시스(좌), 김경민 기자(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여야가 유권자들을 향해 여러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한편으로 상대방이 내놓는 공약은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국민의힘, 이재명의 ‘1인당 25만원 지원’ 공약 성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24일 경제 위기 해소 방책으로 민생회복 지원금을 제안한 바 있는데, 당시 이 대표는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 코로나 때 재난지원금처럼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며 “여기 필요한 재원은 약 13조원 정도인데 국채 발행하거나 기존 예산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영등포 우리시장 방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선 정부여당을 겨냥 “가구당 100만원 줘서 동네 장보게 하면 돈이 돌고 경제가 활성화한다.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는데, 이에 국민의힘에선 2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통해 유일호 공동민생경제특위 위원장이 “이 대표가 13조원 규모의 지원금을 왜 모하냐고 말했는데, 재원 마련이 쉬운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으며 추경호 공동민생경제특위 위원장도 “1인당 25만원 지원금 공약은 현 정부와 미래세대에 빚더미 물려준 민주당이 총선 앞두고 무책임한 현금 살포 선심행위로 매표에 나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희숙 서울 중·성동갑 후보자도 “어제 이 대표가 여당을 향해 ‘무식한 양반들아, 13조원 쓰면 된다’고 했는데 제가 돌려드리자면 ‘이 무식한 양반아 계속 대파나 흔들어라’. 13조원 쓰는 것은 겨우 잡혀가는 인플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이 대표에 일침을 가했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물가상승으로 고통 받는 분들 돕기 위해 돈을 푼다는 건데, 돈 풀면 물가가 오를 거 같나 내릴 것 같나. 아주 단순한 계산 아닌가. 25만원 정책은 물가를 올릴 것이다. 물가 잡기 위해 오히려 물가 상승시킨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울산 남구을 후보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문재인 정부에서 400조원의 빚을 내 재정을 파탄 지경까지 이르게 한 당과 그 당의 대표가 또다시 돈 살포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고물가를 비판하면서 도리어 물가를 자극하는 이 대표의 이런 ‘모순의 정치’는 이 땅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13조원 지원금을 또 지급하자고 하는 것은 재정 여력도 없거니와 현 시점에서 우리 경제와 민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한 목소리로 이 대표를 비판했다.

심지어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장관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를 겨냥 “본인이 줄 수도 없는 돈으로 사탕발림식 생색만 내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도 그렇게 선거 앞두고 막 던진 것”이라고 직격한 데 이어 25일 페이스북을 통해선 고물가 상황과 관련 “직장인·근로자·학부모를 위한 소득공제 대폭 확대,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 대폭 인하를 당과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격차해소특위 홍석철 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혼 다자녀 지원, 차별없이 든든하게 공약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격차해소특위 홍석철 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혼 다자녀 지원, 차별없이 든든하게 공약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아울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이날 “경제적 삶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민생 자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했다”며 재형저축 재도입을 통한 목돈 마련 지원,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으로 상향해 예금 보호, 은행권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단계적 확대, 대환대출시스템 서비스 확대 개선, 중도상환수수료에 실제 발생하는 필수 비용만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 등을 제안하고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범죄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 및 감형 제한, 반사회적 불법 채권 추심 대부계약 무효화 등 서민·소상공인과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민의힘에선 한 위원장이 세 자녀 이상 가구 모든 자녀의 대학등록금 면제 등 저출생 대책을 이날 공약하기도 했는데, 그는 이 대표 공약과 한 데 묶어 ‘선심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정치란 희소한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우선순위의 문제다. 재원을 사용하는 문제는 그렇게 사용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가, 재원부작용이 무엇이 있는지 봐야 한다”며 “이 문제는 갑자기 돈을 봉투에 넣어서 주겠다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규정 바꾸면 되는 문제다. 기준의 변경을 말하는 거지 추경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 민주당 “국민의힘, 민생경제특위 설치? 보여주기 쇼”

반면 민주당은 25일 경남 창원 경남도당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한 목소리로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나섰는데, 이 대표는 “치솟는 물가에도 하락 주문만 외치는 윤석열 정권 안타깝다. 탁상머리 행정 그만두고 당장 시장에 나가 직접 살펴보라”고 꼬집은 데 이어 “집권여당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시키고 수도권 일부를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가속하면서 불균형 심화만 부추기고 있다”고 국민의힘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무능·무책임 정권의 민생경제, 지역균형발전 실패는 2년이면 충분하다. 민주당은 구체적 대안과 추진으로 실력을 입증할 것”이라며 “2030년 KTX 남부 내륙 고속철도 개통으로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인 윤 정부의 실패를 민주당이 확실히 바꾸겠다”고 공언했고, 같은 날 현장 기자회견까지 열어 자신의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국민의힘에서 선심성 매표행위라고 비판한 데 맞서 “지금처럼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는 물가 작용이 조금 있더라도, 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맞받아쳤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경제순환, 경기회복 효과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피해가 클지 여부는 저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가에 얼마나 영향 줄지, 그게 걱정돼서 못한다고 하면 정상적 판단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국민의힘에 역공을 폈는데, 다만 한 위원장이 모든 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다자녀 기준을 현행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낮추자고 저출생 대응 기준 관련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해선 “매우 훌륭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계속 주장해 온 기본소득 이념, 기본사회 이념에 부합한 내용이고 그간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취해오다가 지금 선거가 급하니까 입장이 바뀐 것 같다”며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도 보였는데, 민주당에선 한 위원장이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데 대해서도 이날 비슷한 반응을 보여 김부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집권여당이 2년 만에 일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를 줄지 모르겠지만 신뢰는 하루아침에 회복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급기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민생경제특위 설치에 대해 “총선용 쇼”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여태 무엇을 하다가 총선을 목전에 두고서야 물가를 잡겠다고 나서나. 표심 잡기 위한 보여주기식 약속을 믿어줄 국민은 없고 정부여당에 등 돌린 민심은 ‘대파 875원’ 발언으로 드러난 대통령의 한가한 인식, ‘사과값은 이제 내렸다’며 자랑질하는 대통령실의 뻔뻔한 사고방식에 더 분노할 뿐”이라고 당정을 맹폭했다.

또 민주당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 제안에 대해 ‘계속 대파나 흔들어대라’고 비아냥한 데 대해서도 이날 논평에서 “물가 폭등에 분노하는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집권여당이 대파로 조롱하다니 기가 막힌다. 이게 포퓰리즘이면 총선 앞두고 격전지 돌아다니며 수백조원 풀겠다고 약속한 윤 대통령의 말은 대체 무엇인가”라며 “민생경제를 경제위기 버금 가는 사태로 만들어놓고 야당 힐난한 궁리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4월10일, 국민의힘 앞에는 국민의 심판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개혁신당 허은아 “이재명·조국, 대파값 말할 자격 있나”

28일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28일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한편 이런 양당 간 공방 속에 개혁신당에선 허은아 후보가 공세에 나섰는데, 그는 25일 SNS를 통해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고물가를 지적하고 윤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민심 행보를 지적하는 것을 보니 ‘뒷간 기둥이 방앗간 기둥 보고 더럽다고 한다’는 옛말이 떠오른다”며 “지난 정부 때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과 전셋값 때문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박탈되고, 많은 서울시민이 서울을 떠났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역대 정권 중 가장 큰 집값 폭등 만들어놓고 대파값 몇천원, 몇백원 운운하며 국민 삶 걱정하는 척 ‘대국민 빅쑈’하는 이 대표, 조 대표의 뻔뻔함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라 허 후보는 “민생회복지원금 명목으로 13조원의 돈을 다시 풀겠다는 이 대표 발언에는 분노를 넘어 아찔함을 느낀다. 이 대표가 원하는 세상은 대파값 한 단에 만원, 십만원 하는 세상인가”라며 “조 대표는 ‘부인은 주가조작 하더니 대통령은 대파조작’한다고 대통령을 비판했는데 입시조작은 대파조작보다 낫다고 항변하고 싶은 건가. 조 대표는 문 정권에서 부동산이 크게 폭등했던 시기 2년 넘게 민정수석을 해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이 대표와 조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의 민심과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쇼잉은 문제이나 윤 정부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민주당과 지난 정부의 잘못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일만의 반성 없이 포퓰리즘식 돈 풀기, 적반하장격 정치공세에만 몰입하는 당 대표들의 몰염치 행태는 4월10일 반드시 심판 받아야 한다”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동시에 압박했는데, 이처럼 각 정당이 민생 문제 관련해 각자의 논리로 상대방 공약을 지적하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표를 던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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