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재검토 요청으로 실리 챙기려는 현산에 신중한 방어모드
협상 당사자들 SPA 체결 연장엔 암묵적 동의...연장 전 유리고지 서점위해 '수' 싸움 치밀

아시아나항공, "부채늘었다고 인수가격 조정 맞지않아" 주장

산업은행이 현대산업개발의 '원전 재검토' 요청에 '구체적인 안 제시'를 요구했다. 또 서면으로만 협상하는 것은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포커스DB
산업은행이 현대산업개발의 '원전 재검토' 요청에 '구체적인 안 제시'를 요구했다. 또 서면으로만 협상하는 것은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간 치밀한 ‘수’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9일에는 현산이 10일에는 산은이 입장을 밝히며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산업은행(산은)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9일 입장문을 통해 요청한 '인수의지는 변함이 없고 인수 확정을 위한 원점 재점검·재협의'에 대해 “이해관계자 간 효율성 있는 논의 진전을 위해 구체적인 요구사항 제시”를 요청했다. 또 산은은 공문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테이블에서 적극 협상을 당부하기도 했다.

현산과 산은의 입장을 종합하면 SPA 체결 연장은 양자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까지 SPA 체결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산이 요청한 ‘원점 재검토’를 위한 향후 협상에서 어느쪽이 실리를 챙길지도 앞으로의 관심사다.

현산은 ▲신뢰할 수 있는 재무제표 ▲현산 동의 없이 추가 차입금, 계열사 대여금, 영구채 전환출자 결정 이유 ▲매각 결정 때와 하락한 기업가치 등을 입장문에서 강조했다. 산은은 입장문만 있을 뿐 협상테이블에 앉기 전 구체적인 안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현산이 강조한 내용은 ‘가격 낮추기’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산은 입장에서는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것이 업계내 중론이다. 

또 양측은 협상방식에서 이견을 보인다.

현산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공문 등을 통한 서면 중심 협상 방식을 요구했다.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이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구체적 의견' 제시 요청과 ‘서면 논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해관계자간 많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면만으로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은 자칫 진정성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산은 입장에서는 매각 과정이 더딜 수록 고민이 깊어지기 때문에 이해관계자간 ‘말’로서 논의를 거치고 서면으로서 확정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매체는 매각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 고위관계자의 입을 빌어 “코로나19 이후 바뀐 상황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지원을 받는 것으로 반영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채가 늘었다고 인수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다시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당장은 어렵지만 경영정상화는 가능“이라고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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