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취득 예정일 삭제, 유상증자 연기, 회사채 발행 중단 등
“항공업황 악화로 불어나는 아시아나항공 부채 부담”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 인수 연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시사포커스DB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HDC는 29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30일)을 삭제 변경했다. HDC는 작년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30일까지 주식 취득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또 유상증자 연기와 예정됐던 회사채 발행 계획도 중단했다.

HDC와 아시아나 항공의 공시에 따르면 자금납입일을 7일에서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정정했다. 주식 취득일 날짜를 정하지 않고 유상증자 등 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계약을 마무리 한다는 의미다.

표면상 매각일정 연기 사유는 코로나 사태로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전제돼야 이후 일정을 진행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양측 합의 하에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 경영난이 장기화 되면서 항공업황이 극도로 악화 됐고 이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부채도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어 HDC가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HDC의 인수포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은 2조5000억 원이지만 29일 기준 시가총액은 9309억 원에 불과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실적회복이 불가능해지면서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늦춰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지분 취득 예정일을 29일에서 '미충족된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 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화 합의하는 날'로 변경한다고 28일 공시했다. 발행예정인 100억 규모 전환사채 납입일 역시 29일에서 6월 30일로 변경 공시했다.

인수가 늦어진 이유로 경쟁제한성 평가가 필요한 베트남과 태국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포함한 미충족 선행조건이 존재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구조조정 등도 인수작업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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