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파열음에 희비 교차하는 제3지대, 새로운미래에 쏠린 눈
리더십 건재함 과시 나선 이낙연, 비명계 향해 새미래 합류 적극 호소해
이재명, 원로들 ‘불공정 공천’ 지적에도 “환골탈태 과정상 생긴 진통” 일축
민주당 공천 논란 커질수록 새로운미래 ‘기회의 장’도 쑥쑥 커져가는 상황

김종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김종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새로운미래 측이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의 합당 결렬 선언으로 인해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이 실패로 끝나 신당 창당 세력들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내려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도 야권 일각에서는 진보 진영의 새로운미래가 공천 파동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으로 인해 오히려 ‘원내 제3정당’의 자리를 꾀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라는 평가도 이어져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민주당 공천 파열음에 제3지대 희비 교차, 새로운미래가 가장 유리?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결과’를 개별 통보하기 시작하면서 ‘비명계(비이재명) 공천 학살’ 논란이 일며 거센 반발의 후폭풍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는데, 민주당의 공천 갈등 상황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되려 계파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아 당이 분열되어가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민주당의 1차 경선 결과에서 비명계로 분류되던 호남권 현역 의원들이 전원 탈락하면서 당내 파열음은 더욱 커져가는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경선에 탈락한 의원들의 지역구에 친명계(친이재명)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후보 경선에 승리하면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을 재확인시켜 준 셈이 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민주당 현역인 호남의 조오섭(광주 북구갑), 윤영덕(광주 동·남구갑), 이형석(광주 북구을), 김수흥(전북 익산시갑) 의원의 경선 탈락을 알렸는데, 더군다나 4·10 총선 본선행 표를 거머쥔 인사들이 친명계로 분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재명 대표가 과거 언급했던 ‘호남 물갈이론’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평가도 관측됐다.

이렇듯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격화되면서 민주당계의 진보 진영인 새로운미래가 일단 어부지리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즉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에 단단히 화가 난 비명계 등의 당내 인사들이 집단행동으로 민주당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며 당장은 공천권을 얻어내지 못한 의원들부터 총선 출마의 위기감 때문에 그나마 자신들의 정치 철학에 근접한 새로운미래 측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인 것이다.

더욱이 의정활동에 충실했던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이 민주당 자체 평가에서 하위 평가 20%에 들었다는 것에 분노하면서 지난 1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저에 대한 하위 20% 통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과 다름없는 김영주 의원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해 제3지대 신당인 개혁신당까지 ‘러브콜’을 하며 스카웃 경쟁에 나선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현상이 반복될 분위기라고 전망하는 일각의 목소리들도 감지됐다.

심지어 제3지대 신당 세력의 입장에서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탈당해 자신들의 신당으로 합류하게 된다면 오는 총선에서 ‘기호 3번’을 획득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이삭줍기’ 영입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큰 상황이며, 무엇보다도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신당은 민주당계의 새로운미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 이낙연 리더십은 건재, 비명계 의원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 나서기도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3차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3차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더군다나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듯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자신감에 찬 듯 개혁신당과 결별한 이후 더욱 활발한 정치 행보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특히 전날에는 새미래의 공천관리위원장에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했던 친노(친노무현)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를 임명하고 정책위원장에 김만흠 한성대 석좌교수를 임명한 데 이어 오늘(22일)은 언론 분야의 신연수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종교 분야의 장하나 브릿지처치 담임목사, 미래농업 분야의 청년 농업인인 강상훈 성일농장 대표 등 3인의 인재영입 발표까지 보여주며 자신의 리더십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더욱이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하위 20%에 포함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 입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견제하고 싶은데 민주당은 대안이 아니라고 믿어서 투표를 아예 기피하고 싶은 분들에게 선택을 여지를 드릴 수 있다”며 “새로운미래에 합류해주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심지어 이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공천 파동의 주요 원인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욕 때문”이라고 꼽으면서 “민주당이 자멸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압승하고 민주당이 참패할 것 같은데, 참패의 원인이 자멸인 것은 너무 비참한 일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는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따른 분열 상황에 대해 “1단계 분수령은 이번 주말, 민주당의 내부의 괴멸적 충돌은 내주 전반에 나타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하면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넓은 의미의 범민주 세력이 공동의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의회 권력의 균형이 또 깨진다면, 더구나 그것이 민주당의 자멸 때문에 깨진다면 민주당만의 불행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불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은 막아야 된다”고 호소하며 러브콜에 나선 모습으로 해석됐다.

다만 민주당 측은 공천 배제가 결정된 의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만은 막겠다는 뜻을 표명하며 이탈 방지에 안간힘을 쓰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배제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과 관련해 “홍익표 원내대표가 최대한 (탈당 행보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 (탈당 가능성 있는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좌충우돌하는 민주당, 원로들 ‘불공정 공천’ 지적에도 돌진하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의 공천 상황에 대한 반발은 상당히 심각한 분위기였는데, 그래서인지 야권 원로들도 이날 직접 나서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불공정 공천 논란에 대해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는데, 실제로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원로들은 “민주적 절차와는 동떨어진, 당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지금껏 벌어진 행태를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은 당에서 진행한 ‘후보자 적합도 조사’에 대해 “조사마다 당대표 쪽 사람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을 집어넣고,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아예 설문에서 제외했는데, 이는 이른바 ‘친명·찐명’ 후보들을 공천하기 위한 행위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꼬집으면서 문학진 전 의원의 경기 광주을 선거구의 상황을 예로 들며 “우리는 객관적 데이터를 입수해 놓고 있는데, 경선자 3명 중에는 더민주혁신회의의 멤버인 안태준 후보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안 후보는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를 보면 최하위였다”도 지적했다.

아울러 그들은 현역 의원 ‘하위 20% 이하’ 평가 명단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면 사전 기획이 있었다는 의구심이 든다. 당대표의 ‘비선’에서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조사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당의 정치행위 중 가장 중요한 공천과정에서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이것이 공천으로 이어진다면 그 결과는 불문가지다. 이제라도 이 당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의 불공정 공천에 반발하며 친문(친문재인)계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을 중심으로 다수의 비명계 인사들은 집단행동 추진 등을 현재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점점 더 새로운미래 측의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심지어 이재명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보란듯이 사천 논란을 일축한 모습까지 보여 비명계 몰아내기에 박차를 가한 듯한 분위기로 끌어갔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위 20% 평가와 사천 논란에 대해 “경쟁 과정에서는 본인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불평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태연하면서 “시스템에 따라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는 중이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이 대표는 공천 파동에 대한 당대표 책임론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계신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365일 내내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비꼬면서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잘라 말했다.

이렇듯 이재명 대표도 당내 공천 불만의 목소리에 대해 강경 대응 기조를 보여주며 사실상 수습이 아닌 손절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민주당 내 공천 잡음 상황이 극과 극의 당 분열을 향해 달려가면서 오히려 새로운미래 측의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 준 셈이 된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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