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사 조각 치킨·튀김류 가격 올려
‘원재료비 오른 탓’ vs ‘얌체 상술’ 충돌

편의점업계가 조각치킨 가격을 올리며 ‘원재료비 상승’을 주장하자 소비자단체가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임현지 기자
편의점업계가 조각치킨 가격을 올리며 ‘원재료비 상승’을 주장하자 소비자단체가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임현지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편의점업계가 조각치킨 가격을 올리며 ‘원재료비 상승’을 주장하자 소비자단체가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닭고기 부분육 시세가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만큼 재료비 상승이라는 해명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은 국내 편의점 빅3인 CU·세븐일레븐·GS25이 최근 조각 치킨과 튀김류 가격을 올린 데 대해 “말도 안 되는 인건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닭고기 소비 형태 변화로 많은 소비자들이 ‘닭 한 마리’에서 ‘부분육’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24시간 운영과 접근성, 소포장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편의점에서도 치킨 부분육은 인기 품목이 됐다. 

그러나 이달 들어 편의점업계가 치킨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인상률은 10~13%에 이른다.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로 지정되면서 수혜를 입자 때맞춰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편의점 본사들은 입을 모아 ‘원재료비 상승’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치킨류도 중소기업에서 납품하는 상품으로 원재료와 인건비 등으로 원가 인상 요청이 있었다”며 “재난지원금 특수를 노렸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등 가맹점 업주들은 본사를 향해 “가격 인상 꼼수는 겨우 살아나고 있는 소비와 매출 회복에 찬물을 붓는 행위”라며 “이는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편의점주”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대비 올해 닭고기 부분육 시세는 평균 11.6% 감소했다. ⓒ(사)한국육계협회
지난해 대비 올해 닭고기 부분육 시세는 평균 11.6% 감소했다. ⓒ(사)한국육계협회

소협 역시 편의점 본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소협 물가감시센터가 지난해 대비 올해 닭고기 부위별 가격을 살펴본 결과 넓적다리, 날개, 가슴, 안심 등 6가지 부위의 가격이 모두 내려갔기 때문이다. 넓적다리는 5158원에서 4569원으로 11.4% 감소했고, 정육은 7524원에서 6635원으로 가장 큰 폭(11.8%)으로 하락해 평균 11.6% 인하됐다.

또 편의점 가맹점이 꾸준히 증가하며 본사 영업이익도 늘어 재무 상태가 양호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부재하다고도 꼬집었다. 지난 2016년 대비 2018년 가맹점 증가수를 살펴보면, CU는 1만857개에서 1만3169개로 늘어나 21.3% 증가했다. GS25는 1만604개에서 1만3107개로 가장 높은 증가율인 23.6%를, 세븐일레븐은 8206개에서 9265개로 12.9% 늘었다. 

이에 영업이익도 늘었다. 2018년 대비 2019년 영업이익 증감률을 살펴보면, CU는 2.7%. 세븐일레븐은 7.5% 증가했고, GS25는 무려 29.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총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은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0.1%p~2.1%p 감소했다.

소협은 “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에 따라 정부에서는 위축된 경제 회복을 꾀하고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편의점 업계는 모든 국민이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이 문제를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편의점 가맹본부·가맹점·소비자 모두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채택하도록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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