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의계약 vs 대한항공, 공개경쟁 입찰, 속내 달라 난항 예상
“코로나19 만큼 고약한 매수 의향자를 만난 것”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2년에 걸쳐 4671억 원을 납부하겠다고 공고했다. ⓒ시사포커스DB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시보를 통해 2년에 걸쳐 4671억 원을 토지보상을 하겠다고 공고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서울시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공원화를 위해 토지 보상비를 포함한 총 5357억7000만 원을 전액 시비로 산정해 공고했다. 이중 토지 보상비는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4671억3300만 원이 책정됐지만 분할 납부여서 당장에 현금이 필요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4일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시보를 통해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공개하고 송현동 부지를 2024년까지 공원으로 조성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헐값 인수 의혹을 받았던 토지보상은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67억1300만 원, 2022년 4204억2000만 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공사비 170억 원, 부대비 29억 원 예비비 487억 원 등을 전액 시비로 산정해 놓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유동성 위기 극복 차원에서 올해 안에 최소 5000억 원에 매각하겠다고 자구안을 마련했다. 또 서울시가 원하는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제값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의 속내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인허가권을 소유한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강행하면서 가격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버려 대한항공의 자유로운 매매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서울시가 이 정도면 괜찮지 하고 매수자가 가격을 정해버린 꼴"이라며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경쟁을 붙여야 되는데 그럴 수 없게 됐다"면서 "감정평가 등의 공식 절차를 거쳐야겠지만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가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만큼 고약한 매수 의향자를 만난 것"이라며 "공원이 될 것이 명확하면 대한항공이 원하는 대로 공개경쟁 입찰한다고 해도 누가 저 땅을 사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공람시 토지 소유주 등 이해 당사자에게 의견 청취를 위해서 보내게 되는데 대한항공에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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