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선 불로소득 용납 못한다더니 본인이 유사불로소득”
대한항공 노조 “개인의 영달 뿐, 아름다운 재단 시절에 머물러 있는 듯”

서울시, LH·SH 활용 선지급 카드 만지작…대한항공, 가격이 관건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대응 서울연구원 정책 제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대응 서울연구원 정책 제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서울시가 추진중인 대한항공의 송현동부지 공원 계획에 시민들이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여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계획은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고 국제회의장 등 랜드마크 시설 조성을 제안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잇따른 제동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제기되는 비판을 극복하고 송현동 부지 공원화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송현동 부지 인근 시민들 "후손에게 비전제시 하는 랜드마크로 조성돼야"

19일 서울시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 인근 지역에 주거하는 400여명의 시민이 17일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지구단위 계획은 토지 효율화, 지역의 시장경제 생산성 제고에 도움을 줘 후손에게 비전을 제시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며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라는 방법으로 사유지를 공원으로 수용해 공시지가 보상배율을 적용해 보상하는 절차는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의 정당성이 결여 됐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송현동 부지 반경 1~2km이내에 삼청·사직·낙산 공원 등이 있어 공원이용에 불편하지 않고 서울시가 공원 지정 후 개발하지 안하고 방치된 토지가 수 십만㎢라고 반대했다.

이 지역 시민들은 "송현동 부지는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부지로 지켜져야한다"며 "지하주차장 시설과 16m 고도를 이용한 국가 정상회의장, 국제전시장 건설과 여타 공간에 송현 숲을 조성하는 것이 후손에게 비전을 제시해주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의견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라디오에선 불로소득 용납 안된다 하고 본인은 유사 불로소득, 머리카락 분신술 손오공 같다"

서울시는 LH와SH를 이용해 송현동 부지를 사들여 이를 서울시가 다시 매입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상비 지급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도다. 대한항공이 제기한 보상금 지급시기가 늦어져서 자구안 실행에 해가 된다는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로 보인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전향적인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이면서도 서울시가 제시하는 가격에서 주춤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시지가의 1.5배니 충분히 가격을 쳐준 것이라는 입장이고 대한항공은 이 부지의 적정가격을 6000억 원정도로 산정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박원순이 인허가권을 무기로 가격의 75%만 주고 6000억 원 짜리 땅을 수용해 자신의 업적에 추가하려는 행위는 자유시장경제적 사고로 이해해 보자면 불로소득이라는 개념을 대입할 수 있다"며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정부의 6.17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부동산으로 이익을 얻는 불로소득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머리카락을 날려 분신술을 쓰는 원숭이인 ‘손오공’이거나 일본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 닌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참 대단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 노조 관계자,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시절에 머물러, 바뀐건 헤어스타일 뿐"

대한항공 노사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에 대해 규탄이 지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에 위법성을 강조하면서 11일 고충민원을 접수했다. 같은 날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시청앞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박원순 시장 출근길에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구안 마련을 방해하는 서울시의 행위에 대해 적극 방어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이유로 지난 10일 송현동 부지 예비입찰에 한명도 참가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조는 송현동 부지가 제대로 가격을 못받으면 MRO·기내식 사업부 매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업적 쌓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며 "한 치앞도 생각하지 못하고 개인의 영달만을 생각하는 박 시장은 '아름다운재단' 시절 기업이 알아서 이것저것 가져다 주던 10년 전에 머무른 채 전혀 발전이 없는 인간군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변한 것이라고는 헤어스타일 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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