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중재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 합의 임박…모두 서울시 뜻대로
업계, “다음달 '진짜' 시장 출근하는데 굳이, '나이키 운동화를 발견한 일진(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합의가 임박했다. 합의안에는 매각대금 지급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포커스DB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합의가 임박했다. 합의안에는 매각대금 지급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매각대금 지급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채 매각하기로 했다. 땅은 팔았지만 돈은 언제 받을지 모를일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달정도 밖에 안남았는데 전 시장이 적극 추진하던 송현동 공원 개발을 무리하게 해야 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매각 잠정합의안을 양측이 수용했고 다음주 중에 관련 최종 합의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국민권익위가 중재했고 LH가 이 땅을 구매하고 서울시가 이에 준하는 토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매각키로 한 것. 다만 매각 대금 시점은 정하지 않기로 했다. 작년 11월 권익위가 이와 같은 내용으로 중재했지만 서울시가 돌연 '매각시점을 특정하지 말자'는 요구를 해오면서 합의가 무산 된 바 있다. 이번에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면 송현동부지는 서울시가 요구한대로 매각된다.

송현동부지 매각은 대한항공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서울시가 이곳에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매수희망자들이 다 떨어져 나갔다. 서울시는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게 3년 동안 매각대금을 분할 납부하겠다고 했다가 대한항공이 펄쩍 뛰자 권익위 중재안이라면서 3자 매입방식을 들고 나왔다.

3자 매입에 교환 토지로 지목됐던 서울 마포구 소재 서부면허시험장 주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 또한 답보상태다. 서울시와 LH가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매각대금 지급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매각대금 지급시기를 결정하지 말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당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등으로 흔들리고 있었고 송현동 부지를 팔아야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으니 수월하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었던 것 같다. 마침 박 전 시장은 뚜렷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 땅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공원화 해 치적으로 쌓을 수 있는 기회였다"라며 "당시 박 전 시장의 서울시가 송현동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제시한 여러가지 제안과 일처리 속도를 보면 이례적이었으며 기상천외했다. 지역주민들도 주변에 공원이 많다며 랜드마크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시장의 뜻대로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는 매각되고 공원으로 개발 되긴 하지만 대한항공의 의사는 거의 반영되지 않은 채 박원순의 서울시 생각대로만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달이면 새로운 시장이 뽑히는데 왜 이리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이번 합의내용을 두고 서울시를 '나이키 운동화를 발견한 일진'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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