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시설 및 예산확보 불투명 한데 우선지정해 확보하려 해 ”
이성창 공공기획개발단장, "먼저 공적소유, 필요시설 다시고민"...29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도계위 발언
서울시, “작년 8월부터 7차례 실무협의, 단계별 공원조성 계획. 선 수용 후 개발 아냐”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선수용 후개발 계획은 '알박기' '매각방해'라고 주장하고 있고 서울시는 단계적 개발이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선수용 후개발 계획은 '알박기' '매각방해'라고 주장하고 있고 서울시는 단계적 개발이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놓고 극에 달하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알박기' '매각방해'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고 쓰고 있고 서울시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중이며 누가 사더라도 '공적활용' 방침 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28일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서울시가 구체적인 시설 여부 및 예산 확보조차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우선 지정해 확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자구안 중 하나여서 민간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체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25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도 대금 지급 가능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현상황에서 서울시가 도시관리계획변경안을 입안해 강행하는 것은 최소한의 실현가능성이나 집행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토계획법령을 위반했을 소지가 높다고 본다"며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6월 18일 서울시 담당공무원은 부지를 묶어 놓은 이후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고 어떤 시설을 설치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문화공원에 대한 공론화도 구체적 시설 설치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라고 성토하며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강제지정 추진 움직임이 부지 선점만을 위한 입안 강행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은 민간 매수의향자에게 매각하는 과정을 방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밝힌 '선수용 시설물 설치 무계획'에 대한 서울시 담당공무원 언급은 지난 6월 18일 열린 서울시의회 295회 정례회 3차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이석주 시의원이 이성창 공공개발기획단장간 질의 응답에 나온 내용이다.

당시 이 시의원은 지금 보도되는 내용을 예로 들면서 평당 5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땅을 사들인다는 것은 엄청 비싼가격이고 내년부터 이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데 이런 여유가 있는지 여부 취지의 질문을 했다.

이성창 서울시청 공공개발기획단장은 "시설을 먼저 고민하면 논의 등 (시간이)오래 걸릴 수 있고 먼저 공적으로 소유하고 그 이후에 진짜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는 다시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겠다. 공원화를 먼저 추진하고 이후에 공원내 시설로 받을 수 있는 시설들을 정리해 가려고 하고 있다"며 "계속적인 공적활용에 대한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매각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을 때 서울시가 그러면 사주겠다고 하고 협의를 시작했다. 수용하는 개념이 아니고 협의를 먼저 시작하다가 대한항공에서 민간에다 매각하는 것을 먼저 추진하겠다고 해서 진행했기 때문에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공원으로 결정하고 공적으로 쓸테니 먼저 천명하고 시작하게 된 일"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9년 8월 부터 실무협의를 이미 진행했고 7차례를 만났다. 실무협의에서 서울시청은 공적활용 의사를 계속 전달했고 대한항공측은 서울시에 팔겠다는 답변은 없었다.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이 협의 과정중에 서울시는 공원 조성 기본계획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이 민간매각 의지를 말하면서 상황이 틀어졌다"며 "공원 조성은 1·2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수립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공원을 조성(1단계)하고 이후 시민·전문가 등과 공론화를 거쳐 역사·문화·장소적 가치를 고려한 공원 내 문화시설 건립(2단계)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주장하는 바는 정확치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에서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더라도 서울시는 공적활용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 대한항공이 매각 의사를 밝히면 일반 매매처럼 간소한 절차를 통해 관련 문제를 종결 시킬 수 있지만 이게 이뤄지지 않을 시 공공사업으로 진행하게 되면 대한항공의 동의도 필요 없어지고 토지보상법 등에 의한 일괄보상 방식으로 진행된다"라며 "송현동 부지 공원 조성은 도로와 하수도 공사와 같은 공공사업의 일환으로 모두 민간이 소유한 토지를 토지보상법에 의해 수용하며 진행해 왔으며 이번 건도 같은 차원. 대한항공의 어려운 점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 우리도 알고 있다. 여러번 공문을 보내 협의를 해보자는 의향을 전달했지만 답이 없다. 빨리 결정할 수록 대한항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찾아갈 수 있다. 우선 협의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서로 고민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서울시의 주장대로 먼저협의를 시작한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문화공원을 먼저 제시한게 아니다"라는 답을 반복했고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서로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다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최근 기내식관련 사업을 매각하면서 채권단이 1조2000억 원을 제공하면서 요구한 2조 원 자본 확충 요구를 사실상 클리어 했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송현동부지는 상업용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공개 매각 의사를 밝혀 사업의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며 서울시가 매각 방해 등의 '딴지'를 거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는 차원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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