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공원화 방침에 분노…알짜 사업부 매각 가능성에 일자리 사수 위해 적극행동
“10년 동안 가만 있다가 임기말 공원조성? 정치적 이익 위해 노동가치 훼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11일 서울시청사 앞에서 박원순 시장의 송현동부지 공원화 계획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11일 서울시청사 앞에서 박원순 시장의 송현동부지 공원화 계획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대한항공의 송현동부지를 서울시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 매각 예비입찰에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근로자들은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5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송현동부지 매각에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되자 일자리 사수를 위해서 나섰다.

대한항공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1일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쪽박깨는 박원순 시장을 규탄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송현동 부지 분할지급 방식으로 4761억 원으로 수용하려는 서울시청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에 우려와 엄중 경고한다"며 "풍전등화에 처한 대한항공과 이에 속한 근로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노동가치 존중을 내세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박 시장 임기 10년 동안 어떤 움직임도 없다가 임기 말에 갑자기 공원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내 재산권 침해까지 무릅쓰고 정치적 속내를 노골적으로 들어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현동 부지에 대한 공원화 '족쇄'를 풀고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경쟁입찰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대한항공 정상화가 근로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것임을 상기하고 공원화 계획의 전면 재검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송현동부지를 제값에 팔지 못하면 현금확보를 위해 MRO(항공정비)·기내식 사업부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두개의 사업부는 대한항공의 핵심사업부로 향후 수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시 지금 위기를 넘기더라도 미래가 보장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두 개의 사업부에는 약 3000 명 정도의 근로자가 속해 있다.

대한항공 노조 집행부 중 한명은 본지에 "서울시에 수의계약 철회를 요청한 바 이와 관련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7월 중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서울시청의 말도 안되는 행정에 대해 적극 알리고 성토할 예정으로 오늘 기자회견은 한노총과의 집단행동을 포함한 적극적인 일자리 지키기에 포문을 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10일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도 본입찰에 나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청은 시보를 통해 송현동 부지 보상비 책정 등을 공고한 바 있다. 시보 전 조원태 회장은 "그럼 팔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장례식장에서 알려졌지만 서울시청은 상관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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