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전무·상무까지 30~50% 반납
추가 자산 매각…비상대책위 구축도
운휴 여객기는 화물 수송기로 활용

대한항공이 경영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임원 급여 반납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함께 유휴 여객기 화물기로 사용하는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경영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임원 급여 반납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함께 운휴 여객기 화물기로 사용하는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임원 급여 반납과 추가 자산매각, 비상대책위원회 구축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운휴 중인 여객기에 화물을 실어 운항하는 등 ‘역발상’ 전략을 통한 위기 극복 방안도 마련한다.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반납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대한항공은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가 평소 대비 86% 줄어들었으며 총 124개 노선 중 89개가 운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진이 20~40%의 급여를 반납한 바 있다. 제주항공도 경영진 임금 30%를 반납,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일부 항공사는 임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급여 반납과 별도로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에 더해, 추가적인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비상대책위원회 및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전사적 대응체제를 구축해 사안별, 시점별로 세부 대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노선 운휴와 감편으로 여객기가 활용되지 못하고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항공 화물을 수송하는 ‘역발상 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3일부터 20여 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 베트남 호찌민에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부터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칭다오에는 지난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지속 넓혀갈 예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진행된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 노선 운휴 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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