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 대부분 유임 ‘안정’에 무게
SK·현대차·LG, 안정 속 변화로 세대교체 단행

4대그룹 총수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4대그룹 총수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재계 4대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LG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삼성 SK를 거쳐 현대차그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4대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안정과 변화로 요약된다.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미래먹거리 분야에 젊은 인재를 등용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 규모는 그룹에 처한 현실에 따라 소규모에서 대폭 물갈이에 이르는 등 차이는 있었지만 위기의식에 따른 변화를 주었다는 평가다. 특히,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가 들어섰고, 현대차그룹 역시 정의선 체제 본격화에 나서면서 각자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며 미래먹거리에 중점에 둔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사장단을 거의 유임하며 안정에 무게를 둔 동시에 부사장급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며 미래 CEO 후보군 양성에 나섰다. SK그룹은 안정 기조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딥체인지에 맞춰 세대교체 속 변화를 줬다.

◆사장단 대부분 유임하며 변화 보다 안정에 무게

먼저 재계 1위인 삼성의 경우 금융 계열사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전자를 거쳐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몇몇 인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사장단들이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바 있어 올해는 세대교체 보다 소폭의 임원 인사만 이뤄졌다. 지난해 221명 승진자에서 올해는 158명으로 63명이나 줄었다. 삼성전자 3대 부문장 CEO는 자리를 유지하면서 안정 속 미래먹거리를 대비했다.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인사 기조에 따라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당시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 회장에 이어 6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한편, 잠재력을 보유한 경영 후보군 중 13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가장 화재로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경영일선 후퇴다. 자리에서 무러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2016년 45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326억원으로 흑자 전환해 성공했지만 1년 도 안된 시점에서 올해 3분기까지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장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4대그룹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4대그룹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SK·현대차·LG, 사장단 ‘물갈이’ 젊은 피 수혈 등 인적쇄신

SK그룹은 올해 역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딥체인지에 기반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화는 반도체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CEO를 유임한 반면 SK는 하이닉스 수장을 교체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최대실적을 내며 박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다. 그러나 올해 인사에서 박 부회장이 지금이 세대교체의 적기라고 판단을 내렸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SK하이닉스 수장에는 사업총괄 이석희 사장이 내정됐다. 최근의 반도체 고점 논란, 신규 경쟁자 진입, 글로벌 무역전쟁 등 산적한 과제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한 CEO 4명은 50대 초 중반으로 젊은 피를 수혈로 2년 간 이어진 세대교체 기조도 이어갔다. 세대교체 및 변화·혁신 가속화를 위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물을 발탁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이 자리에 물러나 고문에 위촉하며 대폭 물갈이에 나섰다.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던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의 핵심은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전열 재정비를 통해 사업 최적화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 모색하기 위한 인물로 전진배치 시켰다.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해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을 주요 계열사에 배치하며 내년을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는 등 미래먹거리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어 이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재계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그룹은 LG그룹이다. 40대 젊은 총수를 맞이하며 올해 임원인사에 이목이 쏠렸다. LG그룹의 이번 인사에는 수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성장 동력과 그룹의 핵심역량 조기 확보와 사업단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며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를 위해 R&D·엔지니어에 대한 승진 인사가 대폭 이뤄졌다. 구 회장이 AI, 빅데이터, 로봇, 5세대(5G) 이동통신,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어 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 중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출신이다.

그룹 수뇌부 인사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 부회장단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용퇴하며 외부 출신을 영입한 LG화학을 제외하곤 5인 부회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5인 부회장의 나이가 60대점을 보면 구 회장이 그룹 수뇌부에는 급격한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를 뒀다. 반면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인사는 세대교체를 단행에 혁신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그동안 금기하다시피 한 외부수혈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각 계열사 대표이사 CEO와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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