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주의 기반에 60대 사장단 교체 관심
현대차, 실적 부진 여파에 쇄신 나설지 ‘주목’
SK, 성과주의 우선…LG, 40대 총수에 쇄신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재계의 연말 인사시즌이 다가오면서 4대그룹에 대한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계가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인사 시기와 관련해선 하루라도 빨리 내년에 대비하기 위해 인사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정된 시기에 인사가 단행될 것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올해는 업종별로 각 그룹들의 실적 희비가 크게 갈리면서 성과주의에 바탕을 둔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인사 기조는 ‘안정’과 ‘변화’ 두 키워드로 요약될 전망이다.

◆이재용, 성과주의 기반 ‘안정’ 기조 전망

지난해 총수 부재를 겪은 삼성은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연말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미래전략실에서 전체 인사를 진행하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로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사 시기는 연말 안에 마무리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2016년 이 부회장 구속 여파로 삼성그룹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는 5월에서야 부분적으로 이뤄졌고, 지난해는 2월까지 이뤄졌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 별 인사가 이뤄지고 있어 올해도 계열사 별 인사가 이뤄질 것 같다”며 “개인적인 사견으로 지난해 2월까지 넘어간 인사는 올해 연말 안에서 마무리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안정을 택할지 인적 쇄신에 나설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지만 내년 초 최종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조직 ‘안정’에 기반을 두고 인사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삼성그룹은 지난해 사장단 세대교체를 단행한 만큼 올해는 부사장급 이하로 인사가 적체된 곳에서 인적쇄신이 이뤄질 가능성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금융계열사까지 60대 사장단을 50대 사장단으로 교체했다. 올해도 60대 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내년 3월1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및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사장(1958년생), 성인희 의료사업일류화추진단장(사장·1957년생)은 60대이다.

삼성의 인사 기조는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 이번 연말인사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장 승진자 7명 중 4명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올해도 반도체 실적이 최대 실적을 내고 있어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승진자가 많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그룹 전체로 볼 때 대규모 승진잔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혁신 택한 구광모 회장, 인적쇄신 전망 속 3명 부회장 거취 주목

올해 4대그룹 연말 임원인사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40대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의 인사폭이다. 올해 故(고) 구본무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이 세대교체 인사에 나설지가 주목되고 있다. 현 재계 인사 흐름을 보면 50대 위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구 회장이 이같은 흐름대로 인적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함께 올해 첫 총수자리에 오른 만큼 ‘안정’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관측도 나온다. LG그룹의 연말 인사 기조를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 없지만 LG화학 대표이사 선임을 보면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히는 분위기다. LG그룹은 9일 LG화학 수장을 박진수 부회장에서 3M의 신학철(辛學喆, 61세) 수석부회장으로 교체했다. 따라서 연말에 있을 LG그룹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가장 관심은 LG그룹을 떠받치고 있는 6명의 부회장 중 현재 거취가 결정된 3명 외에 나머지 3명의 거취 여부다, 우선 7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부회장이 자리를 바꿨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3M 출신 신 부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났다. 이제 남은 3명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다. ‘고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LG전자를 맡아 구원투로서의 역할을 100% 발휘해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어 인적 쇄신 바람의 영향이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3분기까지 1864억원을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 했다. 생산직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도 진행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은 사드우려에도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 보다 놀라운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성과주의에 바탕으로 인사 쇄신에 나선다면 차석용 부회장 자리를 지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956년생이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1955년생으로 60대라는 점에서 세대교체 차원에서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단 LG는 연말 인사에 앞서 각 계열사 사업보고회가 마친 후 실적을 바탕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여 실적 여부에 따라 인사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최악 실적 부진 속 쇄신 나서나

현대차는 4대그룹 중 가장 늦게 연말 인사가 이뤄지는데 현대차의 경우엔 통상 필요에 따라 사장단 및 부회장 인사를 수시로 해오고 있어 연말 인사는 전무급 이하 임원인사만 단행하고 1월 중하순에 사장단 인사를 하는 게 관행이다.

현대차는 3분기 최악의 경영성적표를 올리면서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인적 쇄신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글로벌 상품 경쟁력 강화 및 디자인 혁신 ▲수소전기차, AI 등 미래 신기술 역량 강화 ▲글로벌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 가속화로 요약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그룹 전반을 책임지는 책임경영에 나섰다는 점에서 올 연말 인사는 일부 측근들을 전면에 내세울지에 이목이 쏠린다. 아직 구 회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정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측근 인사 등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총 6명으로 60대 이상은 윤여철(노무·국내생산) 부회장, 양웅철(연구개발) 부회장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를 통해 60대에서 50대로 젊어졌다. 이같은 기조가 올해도 이어진다면 60대 이상 부회장 퇴진도 배제할 수 없다.

◆최태원, 안정 기조 유지…조기행 부회장 거취 주목

SK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 서 최태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SK㈜ 장동현 사장,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 등을 요직에 배치해 안정 기조를 유지한 상태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대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승자자가 얼마나 배출할지가 주목된다. 지난해 41명의 임원승진 및 신규 발령을 낸 상태라 올해는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SK그룹 연말 인사의 관심 포인트는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한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거취 여부다. 라오스는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최악의 참사를 겪었다. 이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으로부터 부실시공 의혹 집중 추궁을 받았고 안팎에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 인재이든 천재이든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 부회장이 자리를 지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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