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대내외적 환경에 안정 택한 삼성전자
‘변화·혁신’ 택해 세대교체 지속한 SK그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좌),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우)ⓒ삼성, SK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좌),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우)ⓒ삼성, SK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6일 올해 SK그룹과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혁신에 방점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안정’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특히 이같은 인사 기조는 반도체 부문 수장에서 뚜렷하게 보였다. SK하이닉스를 지휘한 박성욱 부회장은 용퇴를 선언하고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줬다면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유임된 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반도체업계를 이끌어왔다. 업계 안팎에선 최대 실적을 낸 두 수장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박성욱 부회장은 용퇴를, 김기남 사장은 유임되며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따른 대규모 생산 투자로 공급 과잉 등으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최소한 내년도 상반기까지 침체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보통 위기 상황에서는 수장을 교체하지 않고 유임한 채 난국을 타개하고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통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양사는 내년도 반도체 업황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인사에서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안정 기조를 유지하며 내년도를 대비한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앞서 인사를 단행한 금융 계열사 CEO가 전원 유임되면서 올해 삼성그룹의 인사는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이날 삼성전자 인사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됐다. 지난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바 있어 올해는 예상대로 세대교체 보다 소폭의 임원 인사만 이뤄졌다. 지난해 221명 승진자를 배출했다면 올해는 158명으로 63명이나 줄었다. 사장단은 그대로 유임됐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기조 하에 안정 기반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동시에 잠재력을 보유한 경영 후보군 중 13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SK그룹은 최근 2년간 이어온 세대교체를 올해도 이어가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인사를 이어갔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딥체인지에 맞춰진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선임된 4명의 신임 CEO는 50대 초중반으로 ‘젊은 피’ 수혈을 통한 미래를 대비했다는 분석이다.

눈길을 끈 것은 SK하이닉스 수장이 교체됐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 최대 실적을 낸 공로로 올해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던 박성욱 부회장은 용퇴를 선택했다. 지금이 세대교체의 적기라는 판단으로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성장 담당을 맡아 SK하이닉스의 미래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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