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독립기관 ‘공수처’.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엄단한다는 취지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高位公職者非理搜査處)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수처 설치를 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거법에서 소수 야당들의 얘기를 들어주기까지 했다.이러한 공수처에 대해 권력기관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공수처 비슷한 곳은 중국과 북한 밖에 없고, 정적(政敵) 제거용”이라고 단언한다.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나 북한의 인민보위부 같은 곳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이해하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2.23 16:08
-
북한은 그간 수차례의 정상회담을 비롯한 미북 간 핵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핵미사일 역량 강화를 위해 쉬지 않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전면적으로 핵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면서 그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기 위한 꼼수로 진정성 없이 협상에 임하고 있고, 미국과의 협상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은 채 지지부진하자 대한민국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연일 여기에 으름장을 놓으며 화풀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심지어 현 정권이 그동안 상당히 우호적으로 접근해왔음에도 여전히 변화 없는 북한의 행태를 보면 북
칼럼
안규호 논설위원
2019.11.14 18:14
-
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의 절반을 채웠다. 대통령은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워 국가를 정상화했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잘못한 정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인식과 달리 많은 국민들은 "임기 절반 동안 해놓은 일 있으면 하나만 알려 달라"고 반박한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취임사는 ‘조국 사태’ 앞에서 밑바닥까지 무너졌다. 무엇보다 국력의 근간인 경제가 비실거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1.14 08:10
-
-
사회주의는 세상에 수많은 해악을 끼쳤다. 역사는 좌파 정치인이나 좌파 경제학자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념으로는 가장 매혹적이었으나 실현되었을 때는 가장 파괴적인 결과를 낳았다.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은 ‘지상천국’을 건설하겠다던 여러 독재자의 휘황찬란한 말과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붕괴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은 마오쩌둥 밑에서 백성들이 갖은 고초를 겪다가 덩샤오핑이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난 후에야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베트남도 가난에 허덕이다가 1986년 도이모이 정책을 도입한 후 국민들의 삶에 숨통이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0.20 10:36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교보문고 광화문점 앞에 새겨져있는 멋진 문구다. 세대에 걸쳐 쌓인 지식과 지혜는 수많은 양서(良書)를 통해 세상에 널리 퍼졌고, 인류를 성장과 번영의 길로 이끌었다. 세상사가 늘 그렇듯이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인류에게 크나큰 해악을 끼친 나쁜 책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 히틀러의 , 마오쩌둥의 등이 꼽힌다. 특히 마르크스의 은 1959년까지 최소한 86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0.18 16:27
-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나섰다. 그는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공언했다.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는 흔히 얘기하는 소련이나 동유럽의 사회주의가 아니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사회복지국가’를 의미했다. 샌더스가 미국 경제를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비판하면서 TV토론회에서 무상 의료, 무상 대학교육, 무상 보육 같은 복지제도를 갖춘 덴마크를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난데없이 한방 맞은 덴마크가 거의 뒤집어졌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는 “덴마크는 사회주의가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며 즉각 진화에 나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0.16 10:56
-
“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당신은 사회주의자인가 자유주의자인가?”자신의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별다른 고민 없이 ‘좌파 진보 혹은 우파 보수’로 쉽게 자신의 이념 기준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좌파=진보, 우파=보수’로 무작정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는 설정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진보는 자유주의자(우파)를 의미하며, 자유민주주의에서 진보는 사회주의자(좌파)를 뜻하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좌파들은 진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좋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좌파 사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0.04 17:21
-
“사회주의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민주노동당, 정의당 같은 경우가 사회주의적 정책을 띄고 있다. 경제민주화, 토지공개념 등등은 이론적으로 보면 사회주의 정책의 하나라고 그렇게 본다.”(9월6일 조국 법무장관 청문회)"우리 헌법 속에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이 모두 포함돼 있다"(9월26일 조국 법무장관의 국회 답변)조국 법무장관의 발언에 언론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세한 분석도 거의 없었다. 그런 모습이 더욱 위험하고 불안하게 느껴진다. 일반 국민은 물론 언론과 지식인까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단점을 극복하기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9.27 18:38
-
-
농업사회에서 땅은 생명이자 목숨이다. 농민들은 땅에 모든 인생을 건다. 1945년 광복 당시 한반도는 농업사회였고, 농업인구는 전 국민의 80%에 육박했다.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농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토지개혁에 착수했다. 북한이 선수를 쳤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원칙(?)을 확립했다. 사고팔거나 소작, 저당이 금지되고 경작하는 사람에게만 권리가 인정되는 방식이었다. 대한민국은 ‘유상매입 유상분배’ 방식이었다. 지주로부터 땅을 사들여 농민들에게 싼 값으로 소유권을 넘겼다. 연평균 생산량의 30%를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9.19 09:56
-
‘젊고 섹시하고 쿨하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출생)가 사회주의에 갖는 이미지다. 지난해 8월 갤럽이 18~29세 미국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51%가 사회주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불평등과 사회양극화는 자본주의가 낳은 해악’이라는 좌파 사회주의자들의 선전 선동이 미국사회에서 크게 먹혔다는 의미다. 미국 젊은이들은 사회주의라는 단어에서 ‘스탈린의 소련이나 카스트로의 쿠바가 아니라, 북유럽 복지국가나 멋쟁이 진보 지식인’을 떠올린다고 한다.‘잠을 자거나 딴 책을 보거나 친구들과 떠든다.’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9.17 10:12
-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 자본주의 즉 자유시장경제가 경제적 풍요를 안겨줬지만, 동시에 불평등과 격차라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행복해지기는 불가능한 만큼 사회주의와 복지국가를 만들어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사회주의자들은 ‘경제 권력의 평등화’를 도모했다. ‘돈이 곧 권력’이므로 ‘부의 거대한 불평등’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부의 창출보다는 부의 분배에 집중했다. 그들은 토지와 공장 등 생산수단을 공유하고 협동으로 생산하는 체제 건설을 시도했다. 경쟁사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9.10 18:22
-
10여 년 전 대한민국에 ‘부자 열풍’이 불었다. 한 신용카드사가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를 띄워 대박을 냈다. 이듬해인 2003년부터는 ‘1억 만들기’ ‘10억 만들기’ 등 구체적인 목표 액수까지 제시되며 재테크가 크게 유행했다.모두들 알다시피 부자 되기 유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자가 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나오더니 급기야 ‘이번 생은 망했어’라며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젊은이들의 좌절감에 편승해 이름을 날리고 돈을 벌려는 얼치기 지식인들이 급기야 부(富)와 부자들을 조롱하고 불평등을 공격하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4.17 21:56
-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주로 말과 글로 자신을 증명하는 존재다. 그들은 머리와 두뇌를 자랑하면서 몸으로 부딪히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한다. ‘겸양하다’의 반대말인 ‘젠체하다(잘난 체하다)’가 몸에 배였다. (‘겸양하다’는 삼성직무적성평가에 나와 유명해졌다)지식인들은 교언영색의 말과 글을 활용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정치 선명성과 사회적 올바름 등을 잣대로 삼아 특정 상대를 모욕적인 표현으로 규정하고 단죄하기를 좋아한다. 비판의 경계선을 넘어 비난하기 일쑤다. 일반 대중으로부터 ‘사이다 발언, 개념 있는 인물’로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4.15 17:08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만난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인데, 이를 둘러싼 갈등과 엇박자의 파열음은 대한민국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다. 우파 보수와 좌파 진보간의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너무나 크다. 과연 어느 쪽이 김정은과 북핵의 본질을 제대로 보는 것일까.3월5일 아침 7시30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는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두 개의 세미나가 동시에 열렸다.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정진석 의원이 주최하는 세미나에는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이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3.05 17:39
-
자유롭고 발랄한 2030 세대가 단단히 뿔이 났다. 분노의 대상은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야동(야한 동영상) 차단’과 ‘걸그룹 외모 규제’다. 정부 관계자들로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국민들을 위해 착한(?) 의도로 시행한 조치인데 이렇게 역풍과 후폭풍이 거셀 줄은 몰랐을 것이다.2030세대의 반응과 SNS 댓글은 촌철살인이다. “야동 안 보는 자 내게 돌을 던져라” “성인이 성인물 보는 게 죄입니까?”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 못 입게 하나” “박정희 독재시절 두발 단속이나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르냐.”그렇다면 2030세대는 왜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02.19 16:28
-
-
깜짝 놀라서 귀를 의심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을 접하고서다. 장 실장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과 가진 당정청협의회에서 “한국 경제의 누적된 모순은 시장에서 만들어졌다.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더 놀란 것은 언론과 지식인계층 등의 반응이었다. 장 실장의 경제상황 인식에 대한 비판만 있었을 뿐, 시장경제를 악의 근원으로 보는 장 실장의 발언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심각성을 인식하는 글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경제에 대한 인식은 크게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우
칼럼
kimsangmin 칼럼니스트
2018.11.08 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