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몰빵론’ 호소에도 비례대표 지지도서 조국혁신당 유일하게 상승
황운하 “30% 득표한다면 14석 정도. 12~13석,14~15석 정도가 목표”
이재명, 당내 혼선을 걱정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교, 선택하면 안 돼”
홍준표 “조국혁신당 돌풍...그 기세 꺾을 수 없을 것” 개혁신당 고심 깊어
교섭단체도 만들려는 야심까지...과연 이 돌풍 선거막판까지 유지할까?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집중 조명 받기 시작하자 이에 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잃어버린 제3지대 정당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것은 물론 양당 구도를 흔들 ‘다크호스’의 출현에 기존 거대정당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 심상찮은 조국혁신당 돌풍, 비례투표서 두각 드러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실시하고 21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정당 투표 3월 3주차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직전 조사(3월 1주차) 때보다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P 하락한 27%를 기록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P 하락한 16%로 나왔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동기 대비 5%P 급등해 19%를 기록했으며 이밖에 개혁신당은 1%P 하락한 3%, 녹색정의당도 1%P 내린 1%에 그쳤고, 새로운미래와 그 외 다른 정당은 직전 조사 때와 그대로인 2%로 집계됐는데 사실상 조국혁신당만 유일하게 지지율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국민의미래 32%, 조국혁신당 23%, 더불어민주연합 18% 등으로 나왔으며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민주연합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46%,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32%로 나온 데다 연령별로는 40대(30%), 50대(34%0에서 조국혁신당 지지 비율이 다른 정당보다 높게 나타났고, 지역별로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기도 한 광주·전라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36%)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동 기관이 함께 실시한 지역구 투표 정당 조사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이 모두 32%를 기록한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한 자리수대인 5%에 그치기는 했으나 정당 지지도의 경우 거대 양당 이외에 유일하게 두 자리수대 지지율(10%)을 기록한 정당일 뿐 아니라 최근 비례대표 투표 조사 결과에서는 야권 내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비단 이 조사기관에서만 나타난 게 아닌데, 심지어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 16~18일 전국 유권자 2027명에게 무선ARS 100% 방식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95%신뢰수준±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국민의미래 35.3%, 조국혁신당 30.2%, 더불어민주연합 19.2%, 개혁신당 4.4%, 새로운미래 3.3%, 녹색정의당 1.7%로 집계돼 아예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에 한정된 결과라지만 조국혁신당이 30%선을 넘은 것은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30%를 의석수로 단순 환산할 경우 15석 이상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래선지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의원은 앞서 지난 1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득표율 25~30%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고 25% 득표를 한다면 12석, 30% 득표한다면 14석 정도다. 12~13석에서 14~15석 정도가 조국혁신당의 현실적인 목표”라며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민주 세력과 조국혁신당이 연합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조국혁신당이 15석 전후라 했을 때 나머지 5석 전후를 (다른 세력이) 확보하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긴장한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비교하는 건 안 맞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이처럼 야권 내에서 조국혁신당의 존재감이 한껏 높아지자 긴장한 민주당에선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1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가진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혼선이 있다. 민주당이 만든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며 “조국혁신당은 지역 후보를 내지 않은 비례 전용 정당이다. 혼선이 착오인지 고의인지 모르겠지만 동일선상에서 선택할 문제가 아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교하거나 선택하게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특히 현재 총선 판세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아직도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단독 과반인) 151석만 하게 힘을 모아 달라. 더 하는 것은 소망인데 기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께서 민주당, 더불어민주연합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은 조국혁신당으로 담되 중요한 것은 1당은 반드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대표는 조국혁신당에서 ‘비조지민’(비례정당은 조국혁신당을 찍고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는다)을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서도 “민주당이 과반을 독자적으로 해야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입법 추진 및 국정 감시가 가능하다”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는데,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까지 이날 호남 유권자들을 향해 “최근 비례정당 선택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느 정당의 당원인가. 더불어민주연합은 세 분이 가꾸고 지켜온 민주당의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앞서 지난 18일 시사IN 유튜브 방송에 나와 “한 번도 민주당 찍은 적이 없는데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말해) 왜냐고 물어보니까 윤석열이 너무 싫다는 거다. TK지역 계신 분들은 윤석열이 싫어도 민주당으로는 안 가는 것”이라며 “윤 정권에 대한 울분을 민주당이 표출해주지 못한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박수를 보내신다”고 주장한 데 이어 20일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비례정당도 민주연합을 찍으라는 민주당의 ‘몰빵론’에 맞서 “뷔페에 가면 여러 코너가 있는데 음식을 보고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고 ‘뷔페론’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조 대표는 21일 YTN 총선기획 ‘오만정’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바람을 잠재웠다는 시각에 대해 “동의하고 사실이라고 본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데 이어 “(민주당 지도부로선) 더불어민주연합 상황이 안타까울 수 있지만 정치를 크게 본다면 (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이라는) 이게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듯 조 대표가 자당이 민주당보다 현 정권을 향해 과감한 목소리를 내 지지를 받는다는 선명성을 연일 부각시키자 이 대표도 이미 지난 19일 강원도에서 시민들을 만나 “박근혜 정권조차 우리가 힘을 모아 내쫓지 않았나. 이번 총선은 국민이 주권자란 사실을 보여주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윤 정권을 겨냥해 한층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야권 내 선명성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인데, 이에 질세라 조 대표도 21일 오후 부산시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창당할) 그때만 해도 국민들 마음에 닿을지 확신 못했는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윤 정권 종식 바라는 국민 대변하는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 ‘한 자리수대’ 그쳐 속 타는 제3지대 정당들 어쩌나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아울러 조 대표는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새날’과의 인터뷰에선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 여부에 대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으며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면서 이준석·이낙연 대표 정당의 존재감이 약해졌고,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젊은 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오는 현상도 보인다. 이재명도,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싫다는 사람들이 모인 게 제3지대라 구도가 흐트러지는데 조국혁신당은 반(反)윤석열이 명백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상 ‘반윤’ 결집 구심점을 자당으로 삼아 조국혁신당만의 독자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모양새인데, 앞서 지난 5일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선 조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의석수와 관련해 “현재는 20석이지만 최소 10석으로 내려야 한다. 거대 양당 사이에 충돌과 갈등이 있을 경우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다 앞서 거론했듯 지난 19일 황 의원도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민주 세력과 조국혁신당이 연합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만큼 원내교섭단체 정당이 되겠다는 야심까지 분명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야권 정당인 새로운미래에서도 21일 오영환 총괄선대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목표와 관련 “최소 교섭단체 이상을 말씀드리고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지지율은 국민들이 아직 저희 당에 대해 알고 이해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 남은 시간 동안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 변화 등을 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원내교섭단체 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총선까지 20일 남은 상황에 가능할지는 미지수인데,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민주당이 아닌 다른 민주세력과의 연합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할 가능성을 언급했던 만큼 접점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도 상기한 여론조사 결과들에서 보듯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를 보면 한 자리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설상가상으로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놓고 내부 파열음이 터져 나와 급기야 이준석 대표는 21일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와의 인터뷰에서 “저한테 나 비례 안 주면 탈당하겠다고 얘기한 인사가 10명 넘는다. 제가 양보한 자리 놓고 그거 안 주면 탈당하겠다는 식으로 하는 거 보면 지난 2주 동안 환멸감이 들었고 저도 굉장히 상처 많이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단 당초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 회견을 예고했던 양향자 원내대표가 회견을 전격 취소한 뒤 불협화음은 수습되는 모양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혁신당 등장으로 빛이 바랜 것은 한동훈, 이준석”이라며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법조적 시각으로 대응해본들 단기간에 그 기세를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개혁신당보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전망을 더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를 내놓기도 해 선거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존재감이 정작 더 희미해진 제3지대 정당들의 고심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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