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 여론 악화에 대응 나선 민주당, 임혁백 “혁신 공천” 피력
갈수록 내홍 깊어지는 민주당, 오늘도 ‘친명횡재’ 공천 지적 이어져
공천 파동 내홍 수습에 고심하는 민주당, 통합형 선대위로 위기 극복?
공천작업 두고 여야 대립, 이재명 “건생구팽”에 한동훈 “한심한 표현”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좌),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우). 사진 / ⓒ뉴시스(좌), 시사포커스DB(우)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좌),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우). 사진 / ⓒ뉴시스(좌), 시사포커스DB(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준비를 위한 두 거대 정당의 지역구 공천작업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친명횡재·비명횡사’ 및 사천 논란 등의 공천 잡음이 들끓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미지 전환 시도와 함께 계파 갈등 양상의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이 엿보였다.

◆ 오랜 공천 잡음에 대응 나선 민주당, 임혁백 “갈등 아냐, 시스템 혁신 공천”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활동 브리핑에서 “현재 254개 지역구 중 추가 공모 지역 10곳을 제외한 244곳 지역구의 공천 심사를 완료했다”면서 “민주당 공관위 업무가 사실상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 경선 결과도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임 공관위원장은 “민주당의 경선 지역 현역 교체율은 역대 최고인 45%에 이르며, 불출마와 경선을 통한 현역 교체는 현재 45명으로 전체 현역 의원 166명의 27.1%에 이르고 있다”며 “민주당의 공천 기준은 혁신과 통합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혁신과 통합은 민주당의 시스템 혁신 공천을 통해 달성됐다”고 주장하여 그간 소란스러웠던 비명횡사·사천 논란 등 공천 잡음에 대한 이미지 탈피와 여론 악화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실제로 그는 “경선 비율로 보면 현역 의원 경선이 74명으로 45.12%로 과반에 육박하는데, 현역 단수는 63곳이지만 단독 공천 지역이 31곳이기 때문에 복수 신청 지역 중 단수는 32곳으로 20%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며 “또 현역 의원 중 다선 중진 의원 14명이 교체되었고, 3선 이상 의원 중 14명이 교체돼 교체율이 38.38%로 40%에 육박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임 공관위원장은 “반면 국민의힘 공천의 경우는, 다선 중진 교체가 4명에 불과해 ‘중진 불패’ 경향이 나타났고, 김건희 여사 특검과 디올백 의혹을 방탄하는 비리 공천, 특혜의혹 연루자 공천, 억눌린 공천 등 구태 공천을 했다”고 혹평하면서 “언론이 민주당의 공천은 시끄러운 ‘갈등 공천’으로 몰고 가고, 국민의힘 공천은 ‘조용한 공천’으로 몰고 갔지만 팩트를 보면 민주당의 공천은 ‘혁신 공천’인 것”이라고 피력했다.

더욱이 그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외부의 시스템 공천에 대한 왜곡과 악의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혁신 공천을 지켜준 덕분”이라면서 “이제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 위에 선택된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오는 4·10 총선에서 윤석열 검찰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 경제, 지방 소멸의 3중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천 실무를 맡았던 친명계(친이재명)의 조정식 사무총장도 이날 ‘비명횡사’ 지적과 관련해 “지금 민주당 의원 중에 어디까지가 친명이고 비명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굳이 기준을 따진다면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에 속했던 의원들을 기준 삼아 분석하면 합리적일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과거 이 대표의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는) 총 54명인데, 분류해보면 단수 공천 20명, 경선을 치른 의원이 24명, 그리고 5명이 컷오프, 4명이 불출마, 1명이 탈당을 한 게 정확한 내용이기에, 비명횡사라는 건 제대로 분석해서 써달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화자찬을 마지않던 여당의 공천이 ‘건생구팽’이라 불리고 있다. ‘김건희 여사 방탄이 끝났으니 이제 사냥개를 사냥한다, 삶아 먹는다’는 그런 뜻이 아니겠느냐”고 여당을 향해 공격을 가하면서 “민주당의 공천은 그야말로 시스템에 의한 혁신공천이다. 혁신공천을 넘어선 공천 혁명을 이루고 있다”고 자부했다.

◆ 공천 파동에 내홍 깊어진 민주당, 오늘도 ‘친명횡재’ 공천 논란 지적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 훈 기자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공천과 관련해 현역 비명계(비이재명) 인사가 고전하여 대거 탈락하고 친명계 도전자들의 약진이 펼쳐지는 상황이 줄곧 이어져 왔던 만큼 ‘비명횡사’ 공천이라는 진단과 함께 상대적으로 국민의힘과 비교해 낮은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번 공천에서 친명 지도부인 박찬대·서영교·장경태·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해 원외 서은숙·박정현 최고위원은 모두 단수 공천됐으며, 이밖에도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 사무총장인 조정식 의원, 친명계 좌장이라고 불리는 측근인 정성호 의원까지 단수 공천을 받았다. 반면 홍영표 등 비명계로 분류됐던 인사들 대부분은 ‘의정평가 하위 20%’에 포함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아 경선까지는 올랐다고 하더라도 결국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탈당파인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비명계 의원들의 경선 대거 탈락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것”이라며 “다 치밀하게 기획된 경선 결과라 볼 수 있다. 형식은 시스템이라고 말은 하지만 의원 평가나 여론조사 방법 과정들에 대해 다들 누구나 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더군다나 오늘도 공천 잡음은 이어졌는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갑의 경선 후보자로 전날 결정됐었던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제외시키고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아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김동아 변호사로 교체해 일각에서 ‘친명횡재’ 공천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 공천 파동에 우려 목소리도 솔솔, 내홍 수습책은 통합형 선대위 구성?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찬 회동 전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찬 회동 전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그래서인지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박광온 전 원내대표처럼 의원들이 투표로 뽑은 직전 원내대표를 하위 20% 페널티를 받게 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박 전 원내대표는 의정활동 최우수 평가를 받고, 많은 의원들로부터 존경받는 분인데 이런 분들이 하위 평가를 받는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고 씁쓸해하면서 “이런 부분 탓에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가 덮이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공천 평가로 대체되는 것 같아 상당히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공천 잡음이나 계파 갈등으로 지지층 중에서 화난 분들이 이탈하는 것을 저는 상당히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 많은 분들이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당 같지 않아서 이런 공천 잡음으로 화난 지지층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며 “ “지금 민주당은 비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재명 대표에게 간접적으로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이야기했지만 특별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면서 “정치 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당부터, 선거에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하고 변화해야 한다. 지난번 대선 패배 이후에 우리가 정말 패배한 원인과 또 거기에서부터 기반해서 민주당의 혁신과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민주당은 당내 계파 갈등 양상의 공천 파동을 잠재우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분위기도 감돌았는데, 그래서인지 내홍을 잠재우고 통합을 이뤄낼 4·10 총선 선거대책위원장 후보군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개혁파인 이탄희 의원과 공천에서 탈락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즉, 민주당은 오랜 기간 공천 갈등을 벌여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통합형 선대위’를 구성하여 위기를 돌파해 나갈 계획을 꾀하고 있단 얘기로 풀이된다.

다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인 김부겸 전 총리 측의 정국교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통해 “(김 전 총리는) 통합과 상생 방안에 대한 전제가 수용되면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것이다”며 “그러나 명분이 없다면 맡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 與 공천에 비판 나선 민주당, 국민의힘도 바로 대응···여야 신경전 치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공천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이 ‘시스템 공천의 혁신 공천’이라고 자부하면서 여당 공천을 깎아내리며 공격하고 나서자 국민의힘 측에서도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수정구 중앙시장 거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건사구팽’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한심한 표현”이라고 비판하며 맞대응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보면 이재명 변호사를 공천 대납하듯이 공천한 것을 넘어서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사인 김동아 씨까지 넣었다”고 꼬집으면서 “대한민국 역사 이래 이재명 대표가 하는 이런 막장 공천을 본 적이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광범위한 민심 이반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자 어제 민주당 대표는 갑자기 양평을 방문해 대통령 처가 특혜의혹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며 “이재명 대표는 ‘비명횡사’ 공천으로 위기에 몰리자 가짜뉴스 괴담 정치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공천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지난 6일 발표된 민주당의 20개 지역구 경선 결과에 따르면 감점 불이익을 받고 경선에 임한 비명계는 대부분 탈락하고 친명 자객 다수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며 “또 다시 친명횡재·비명횡사가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당 대표의 사당화에 대해 당내외에서 비난이 잇따르고 일부 중진들은 탈당을 결행하기도 했다”면서 “친명 지도부의 비민주적, 불공정 공천에 대해 민심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윤 원내대표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국민의힘의 공천에 대해 “보수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을 도입해서 이번 공천을 진행해왔고, 사실 무리 없이 잘 진행했다고 평가한다”며 “현역 의원 일부가 탈락해 불만을 표출한 일도 있지만, 그분들도 공식적인 절차로 이의제기했고, 이의 제기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또다시 심사해 정리가 마무리되어가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까지 254개 선거구 가운데 38개 지역구의 후보 공천을 남겨둔 상태이며 오늘(8일) 전남 여수을 후보 발표에 이어 남은 4곳 중 1곳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후보도 내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공천작업이 마무리 단계였고, 무엇보다도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전국의 모든 선거구에 총선 후보를 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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